지공(誌公)스님이 말하기를, '사람에 따라 백 가지 변화를 지어낸다'고 하였다. 10지(十地)보살은 주리지도 않고 배부르지도 않으며, 물에 들어가도 빠지지 않고 불에 들어가도 타지 않는다. 그러나 태우려 해도 태울 수 없으니, 일정한 테두리(量數)에 의해 한계 지워진다. 부처님은 그렇지 않아서 불에 들어가도 타지 않지만, 타려하면 타고 빠지려 하면 빠진다. 바람·물 등 4대를 자유롭게 부리므로 모든 색이 부처님 색이며, 모든 소리가 부처님 소리다.

   더러운 찌꺼기인 변하는 자기 마음이 다하여 3구(三句) 밖으로 뚫고 지나야 이 말을 할 수 있다. 청정한 보살 제자는 매우 밝아서 무슨 말을 하든지 유무에 집착되지 않고 모든 작용(照用)에 있어서도 청탁에 구애되지 않는다.

   병이 있는데도 약을 먹지 않으면 어리석은 사람이며, 병이 없는데 약을 먹으면 성문(聲聞)이다. 한 가지 법을 단정적으로 집착하면 정성성문(定性聲聞)이며, 그저 많이 듣기만 하면 증상만성문(增上慢聲聞)이다. 또한 남을 알면 유학성문(有學聲聞)이며, 공정(空寂)에 빠지고 자기를 알면 무학성문(無學聲聞)이다.

   탐·진·치 등은 독이며 12분교(十二分敎)는 약이니, 독이 없어지지 않았으면 약을 떼지 못한다. 그러나 병 없이 약을 먹으면 약이 도리어 병이 되어, 병이 없어져도 약은 없어지지 않는 것이다. 나지 않고 소멸하지 않음은 무상(無常)의 의미이다.

   「열반경」에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세 가지 약한 욕심이 있다. 첫째는 사부대중이 에워 싸주었으면 하는 욕심이고, 둘째는 모든 사람이 내 문도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욕심이며, 셋째는 모든 사람들이 내가 성인이나 아라한임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욕심이다'.

   또한「가섭경(迦葉經)」에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첫째는 미래의 부처님을 뵈었으면 하는 것이며, 둘째는 전륜왕(轉輪王)이 되고 싶어하는 것이며, 셋째는 찰리(刹利)의 큰 성씨를 가졌으면 하는 것이며, 넷째는 바라문의 큰 성씨를 가졌으면 하는 것이며, 나아가서는 생사를 싫어하고 열반을 구하는 것이다.' 이상의 약한 욕심부터 먼저 끊어야 한다. 집착하고 물들어 요동하는 마음이 있기만 하면 그것을 '악한 욕심'이라 하는데, 모두가 6욕천(六欲天)에 들어가 파순(波旬)에게 부림을 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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