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용도자(湧道者)에게 주는 글


  옛사람은 이 큰법을 위해 신명을 버리고 한량없는 괴로움을 겪었다. 그리하여 깊은 종지를 환하게 밝히고서는 지극한 보배처럼 소중히 여겼으며, 눈동자처럼 보호하였다. 엉겁결에도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았으며, 털끝만큼이라도 수승하다는 생각이 일어났다 하면 마치 맑은 하늘에 구름이 낀 듯 여겼다.

  그러므로 조주스님은 "내가 남방에 삼십년 동안 있으면서 죽 먹고 밥 먹는 두 때는 제외하니, 두 때는 마음을 잡되게 쓴 곳이니라"고 하였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조산(曹山)스님은  보임(保任)하는 것을 납자들에게 지도하기를 "독충이 사는 곳을 지나듯 물 한 방울조차 적시지 않아야만 한다"고 하였다.

  마음도 잊고 마음의 작용[照]도 끊김으로 실천을 삼아서, 여여하고 실다운 경계에 다다르니, 마음에 일삼을 것이 없다. 마음에 일삼을 것이 없으므로 평온하고 고요하여 함이 없이 초연하게 홀로 움직인다.

  스스로 실제의 경지를 밟고 나야만 다른 사람의 결박을 풀어 주고 모든 사람을 다 제도하리라. 그러나 실제로는 제도한 사람이 없는 것이니, 반드시 최후의 구절을 얻어야만 두두물물(頭頭物物) 모든 곳에서 몸을 벗어날 경지가 있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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