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천목 단애의 선사 1) 시중

   만약 범부를 뛰어 넘어 성위(聖位)에 올라
   영영 진로(塵勞)를 벗어나고저 하거든
   가죽을 베끼고 뼈를 바꾸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
   마치 찬 재(寒炭)속에서 불꽃이 튀며
   마른 나무에서 새싹이 나는 듯 하여야 하니,
   어찌 용이한 생각을 내랴.

   내가 선사(先師) 회하에 다년간 있으면서 늘 큰 방망이를 맞았으나
   한 생각도 싫은 생각이 없었으니
   금일에 이르러 전날에 맞은 곳을 건드리니
   불각 중에 눈물을 참을 수가 없구나!
   어찌 너희들이 약간 쓴 맛을 보고는
   머리를 흔들고 다시는 돌보지도 않음에 비하랴.

▒ 용어정리 ▒

[1] 단애요의(斷崖了義) :
   남악하 23세, 고봉묘(高峰妙)선사의 법을 이었다. 고봉에 참예하여 "만법귀일" 공안을 참구하여 깨치고 게송을 짓기를

"대지여 산하여 한 조각 눈이로다.
햇빛 한 번 비치니 자취조차 볼 수 없네
이로조차 제불조에 의심이 끊어지고
동서고 남북이고 모두가 없어졌네
大地山下一片雪 太陽以照便無踪
自此不疑諸佛祖 更無南北與東西

   하니, 고봉스님이 인가하면서
   "세가 후에 공봉절정에서 크게 소리칠 것이다." 하였다. 이때에 이름을 요의(了義)라 고쳤다. 시호는 불혜원명정각보도(佛慧圓明正覺普度)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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