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 장  동서(東西)의 대화 [밀린다 王問經]

1. 현자의 대론. 제왕의 대론

   밀란다왕이 말하였다.

   “나가세나 스님, 나와 대론(對論)하겠습니까?”
   나가세나는 왕의 물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임금님, 현자(賢者)로서 대론을 원한다면 나도 응하겠습니다. 그러나 제왕의 권위로써 대론을 원한다면 나는 응할 뜻이 없습니다.”
   “나가세나 스님, 현자로서 대론한다 함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대체로 현자의 대론에 있어서는 문제가 해명되고 해설되고 서로 비판되고 수정되고 반박당하는 경우가 있다 할지라도 현자는 결코 성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제왕으로서 대론한다 함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제왕은 대론에 있어 대개 한 가지 것을 주장하고 한 가지 것만을 밀고 나가며 그의 뜻을 따르지 않는 사람에게는 왕의 권위로 벌을 주라고 명령합니다.”
   “알았습니다. 저는 제왕으로서가 아니라 현자로서 스님과 대론하겠습니다. 스님은 비구나 사미나 신도들과 대론하듯 거리낌없이 자유롭게 대론하십시오.”
   “좋습니다.”
   “그럼 질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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