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uni (빠알리어) 성인·현자
 
   친교(親交)에서 두려움이 생기고, 가정생활에서 더러운 먼지가 낀다. 그러니 가정을 일구지 않고 친교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바로 성인의 생각이다.
 
   이미 돋아난 번뇌의 싹을 잘라버리고, 새로 심지 않고 지금 생긴 번뇌를 가르지 않는다면, 이 홀로 가는 사람을 성인이라 부른다. 저 위대한 선인은 평안의 경지를 본 것이다.
 
   번뇌가 일어나는 근본을 살피어 그 종자를 헤아려 알고 그것에 집착하는 마음을 기르지 않는다면, 그는 참으로 생을 멸해 구경을 본 성인이다. 그는 이미 망상을 초월했기 때문에 미궁에 빠진 자의 무리 속에 끼지 않는다.
 
   모든 집착이 일어나는 곳을 알아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탐욕을 떠나 욕심이
없는 성인은 무엇을 하려고 따로 구하지 않는다. 그는 이미 피안에 도달해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이기고 온갖 것을 알며, 지극히 총명하고 여러 가지 사물에 더럽히지 않으며, 모든 것을 버리고 애착을 끊어 해탈한 사람,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
 
   지혜의 힘이 있고 부여된 계율과 맹세를 잘 지키고, 마음이 잘 집중되어 있고 선정을 즐기며, 생각이 깊고 집착에서 벗어나 거칠지 않고, 번뇌의 때가 묻지 않은 사람,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않으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않고,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남에게 이끌리지 않고 남을 이끄는 사람,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
 
   남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거나 욕을 하더라도 수영장에 서 있는 기둥처럼 태연하고, 애욕을 떠나 모든 감관을 잘 가라앉힌 사람,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
 
   베짜는 북처럼 변함없이 모든 악한 행위를 싫어하고, 바른 것과 바르지 않은 것을 곰곰이 생각하는 사람,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
 
   자제하여 악을 행하지 않고, 젊을 때나 중년이 되어서도 성인은 자신을 억제한다. 그는 남을 괴롭히지 않고, 남한테서 괴로움을 받지도 않는다.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
 
   남이 주는 것으로 생활하고 새 음식이거나 먹던 음식이거나 남은 찌꺼기를 받더라도, 먹을 것을 준 사람을 칭찬하지 않고 화를 내어 욕하지도 않는 사람,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
 
   성의 접촉을 끊고, 어떤 젊은 여성에게도 마음을 빼앗기지 않으며, 스스로 득의(得意)했다는 자만심의 굴레에서 벗어난 사람,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
 
   세상 이치에 막힘없이 통달하고 최고의 진리를 알는 사람, 거센 흐름과 바다를 건넌 사람, 속박을 끊고 의존하지 않으며 번뇌의 때가 묻지 않은 사람을 현자들은 성인으로 안다.
 
   출가자와 재가불자의 거처와 생활은 아주 다르다. 재가불자는 처자를 부양하지만, 이타적이며 덕이 있는 이(출가자)는 무엇을 보아도 내것이라는 집착이 없다. 재가불자는 남의 목숨을 해치고 절제하기 어렵지만 성인은 자제하고 항상 남의 목숨을 지켜준다.
 
   볏을 세우고 목이 푸른 공작새가 아무리 애를 써도 빨리 날아가는 백조를 따를 수 없는 것처럼, 재가불자는 숲속에서 명상하며 은둔하는 성인이나 수행자에게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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