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다니야가 말했다.
   "나는 밥도 지어 놓았고 소젖도 짜 놓았습니다. 나는 마히강둑 가까이에서 처자와 살고 있습니다. 집의 이엉은 엮었고 불도 지펴 놓았으니 좋다면 비를 내리소서, 오 하늘이여."
 
   스승(부처님)이 말씀하셨다.
   "나는 성냄에서도, 고집에서도 해방되었다. 나는 마히강둑 가까이에서 하룻밤을 묵고 있으며 이엉은 잇지 않았고 욕정의 불은 꺼졌다. 그러니 좋다면 비를 내리라, 오, 하늘이여!"
 
   목동 다니야가 말했다.
   "쇠파리도 없고, 풀이 무성한 초원에서 소들은 노닐고 그들은 비가 와도 참을 수 있으니, 좋으시다면 비를 내리소서, 오 하늘이여!"
 
   스승(부처님)이 말씀하셨다.
   "나는 튼튼한 뗏목을 만들어, 열반으로 건너갔다. 나는 욕정의 급류를 이겨내고 피안에 이르러 이제 뗏목이 필요없으니, 좋다면 비를 내리라, 오 하늘이여!"
 
   목동 다니야가 말했다.
   "내 아내는 순종적이고 부정한 여인도 아닙니다. 아내는 오랫동안 나와 함께 살았는데 매력있고 그녀에 대한 나쁜 소문은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좋으시다면 비를 내리소서, 오 하늘이여!"
 
   스승이 말씀하셨다.
   "내 마음은 고분고분하고 모든 세속적인 것에서 해방되어 있다. 내 마음은 오랫동안 깊이 수양했고 잘 다스려져 내 안에는 삿된 것이 없다. 그러니 좋다면 비를 내리라, 오 하늘이여!"
 
   목동 다니야가 말했다.
   "나는 내가 벌어서 살아가고, 나의 아이들은 내 주위에서 건강합니다. 나는 그들에 관한 어떤 나쁜 이야기도 듣지 못하니, 좋으시다면 비를 내리소서, 오 하늘이여!"
 
   스승(부처님)이 말했다.
   "나는 그 누구의 고용인도 아니다. 스스로 얻은 것에 의해 온 세상을 거니노라. 남에게 고용될 이유가 없다. 그러니 하늘이여 좋다면 비를 내리소서."
 
   목동 다니야가 말했다.
   "갓 태어난 송아지도 있고 젖을 짤 수 있는 암소도 있다. 새끼 밴 어미소도 있고 발정기의 암소도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소들의 짝인 황소도 있으니 하늘이여 좋다면 비를 내리소서."
 
   스승이 답했다.
   "나에게는 송아지도 없고, 젖을 짤 수 있는 암소도 없다. 새끼 밴 암소도 없고 발정기의 암소도 없다. 그리고 이 모든 암소들의 짝인 황소도 없으니 좋다면 비를 내려라, 하늘이여!"
 
   양치기 다니야가 말했다.
   "말뚝이 깊게 박혀 흔들리지 않는다. ‘문사’풀로 엮은 새 밧줄은 잘 꾀어 있으니 송아지도 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하늘이여, 비를 내리려거든 내려라!"
 
   스승이 답했다.
   "성난 황소같이 나는 고삐줄을 끊는다. 코끼리처럼 냄새나는 덩굴풀을 짓밟으며 나는 두 번 다시 모태속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하늘이여, 비를 내리려거든 내려라!"

   이때 갑자기 큰 비가 내려 땅과 바다가 모두 물에 잠겼다. 하늘이 뿌리는 빗소리를 듣고 다니야는 말했다.
   "우리는 거룩한 스승을 만나 얻은바 참으로 큽니다. 눈을 감춘 님이여! 당신께 귀의하오니 우리의 스승이 되어주소서 위대한 성자시여.
   아내도 저도 순종하면서 행복한 분 곁에서 청정한 삶을 살겠사오니 태어남괴 죽음의 피안에 이르러 우리로 하여금 괴로움을 끝내게 하소서."

   악마 빠삐만이 말했다.
   "자식이 있는 이는 자식으로 인해 기뻐하고 소를 가진이는 소로 인해 기뻐합니다. 집착의 대상으로 말미암아 사람에 기쁨이 있으니 집착이 없는 사람에게는 기쁨도 없습니다."

   스승이 답했다.
   "자식이 있는 이는 자식으로 인해 슬퍼하고 소를 가진이는 소 때문에 슬퍼합니다. 애착의 대상으로 인해 사람에게 슬픔이 있으니 집착이 없는 사람에게는 슬픔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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