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앙산 고매우 선사 1) 시중

   반드시 용맹심을 발하고 결단한 뜻을 세워,
   평생에 깨친 것과 배운 것과 일체 불법과 세속 학식이나 말재주를
   단번에 저 큰 바다 속에 쓸어 버리고 다시는 생각하지 말며,
   저 8만4천 미세한 잡념을 한번 앉음에서 단번에 모두 끊어버리고,
   본참화두를 가져 한결 같이 들고 들어서 의정으로 가고 의정으로 오며,
   밀어 오고 밀고 가며 심신을 굳게 정하여
   오직 이 도리를 분명히 밝혀 내도록만 하되,
   다만 깨침으로 법칙을 삼아야 하느니라.

   부디 공안을 가져 생각으로 헤아려 알아 마치려고 하거나,
   경서상에서 찾아 알려고 하지 말아야 하니,
   반드시 탁! 끊어지고 툭! 터져야사, 비로서 집에 돌아온 것이니라.
   
   혹 화두를 들어도 들리지 아니하거든, 연거푸 세 번 들면 즉시 힘을 얻을 것이요,
   혹 심신이 피로하고 지쳐 마음이 불안하거든,
   조용히 땅으로 내려와 한동안 거닐다가 다시 포단에 앉아
   본참화두를 가지고 전과 같이 밀고 나가도록 하라.

   만약 포단 위에서는 마냥 졸기만 하다가, 졸음에서 깨어서는 망상만 일으키고,
   몸을 돌려 땅으로 내려와서는 두 셋이 짝을 지어 모여앉아
   한 뱃속 가득한 어록이나 경서를 들먹이면서
   크고 작은 말로 마구 말 주변이나 부린다면
   이러한 공부는 납월 30일을 당하여는 아무 쓸 데도 없는 것이다.

▒ 용어정리 ▒

[1] 고매정우(古梅正友) :
   남악하 25세. 법을 반야세성(般若世誠)선사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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