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불적 이암진 선사 1) 보설

   믿음이 십분이면 의정이 십분이요,
   의정이 십분이면 깨침이 십분이니라.
   평생에 본 것 들은 것이나, 그릇된 알음알이나 기특하고 묘한 말귀나,
   선도(禪道)니 불법이니와 자기를 높여 아만을 부리는 마음씨 등을
   철저히 털어버려라.
   
   오직 요달하지 못한 공안을 향하여 가부좌를 결하고 척량골을 바로 세우고 밤이나 낮이나 동서남북을 분별하지 말고 궁구하여 흡사 숨이 남은 사람같이 되면, 이때에 마음이 경계를 따라 전하여 혹 경계에 부딪치면 지각은 있으나 안으로 자연히 분별하는 생각이 없어지고 마음길이 끊어져서 문득 칠통을 타파하게 될 것이다.
   
   이 사이 소식은 원래 딴데서 오는 것이 아니니, 어찌 어느 때이고 평생이 기쁘고 쾌활하지 않으랴. 중생은 제 본곳을 모르고 무지(無知)와 불안 속에서 허둥지둥 눈물과 웃음과 기대와 탄식의 범벅을 먹고 사는 것이니, 이것이 착각(錯覺)의 구름다리를 서성대며 생로병사라는 인생선(人生線)을 어지러히 방황하는 중생살이의 전부이다.

▒ 용어정리 ▒

[1] 이암진(이庵眞) :
   남악하 27세. 법을 소암전(素庵田)대사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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