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누군가 물었다.
   "이제 출가하여 계를 받고 몸과 입이 청정해져 이미 모든 법을 갖추었다면 해탈할 수 있겠습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조금은 벗어났으나 아직 심해탈(心解脫)이나 일체처해탈(一切處解脫)은 얻지 못했다.

18. 누군가 물었다.
   "무엇이 심해탈이며 일체처해탈입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불·법·승(佛法僧)을 구하지 않고, 복과 지혜, 지해(知解)도 구하지 않으며, 더럽다거나 깨끗하다는 망정이 다하고 구함 없는 이것을 옳게 여겨 붙들지도 않으며, 다한 그곳에 머물지도 않으며, 천당을 좋아하고 지옥을 두려워하지도 않아서 속박과 해탈에 걸림 없으면 그것으로 몸과 마음, 그 어디에 대해서나 '해탈'했다 하는 것이다.

   그대가 어느 정도 계율을 닦아 3업이 청정하다 하여 다 끝냈다 말하지 말라. 항하사 만큼의 계·정·혜(戒定慧) 방편과 무루해탈(無漏解脫)은 전혀 털끝만큼도 맛보지 못했음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눈 귀가 어두워지고 백발에 주름살 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당장에 힘써 용맹정진하여 끝끝내 성취해야 한다. 늙음과 괴로움이 몸에 닥치면 슬픔과 애착에 얽매여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마음 속은 두려워 어디도 의지할 곳이 없어 갈 곳을 모를 것이다. 이럴 때 가서는 손발을 정리할래야 할 수 없고 설사 복과 지혜, 명리나 물질이 있다 해도 전혀 구제하지 못한다.

   마음 지혜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경계를 반연(攀緣)할 뿐, 반조(返照)할 줄은 몰라서 다시는 부처님의 도를 보지 못하고 일생 지었던 모든 선악의 업연(業緣)이 한꺼번에 눈앞에 나타난다. 좋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6도(六道)의 5음(五陰)이 동시에 눈앞에 나타난다. 찬란한 빛을 내며 장엄함 모습으로 펼쳐지는 집, 선박, 수레 등은 모두 자기 마음에서 탐내고 좋아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나쁜 경계는 모조리 좋아할 만한 경계로 변하는데, 거기서 더 좋아하고 탐낸 쪽을 따른다. 이렇게 업식(業識)에 끌려가서 붙는데로 생(生)을 받게 되는데 자기 의지라고는 전혀 없이 용(龍), 축생, 양민, 천민 등 정처없이 가게 된다."

19. 누군가 물었다
   "어찌해야 자기 의지를 얻을 수 있습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이라도 할려면 할 수 있다. 5욕8풍을 마주하더라도 갖거나 버릴 마음이 없고, 간탐·질투·탐애 등 아소(我所)의 마음이 다하고 더러움과 청정함을 함께 잊으면 해와 달이 하늘에 떠 있는 듯 걸림없이 비출 것이다.

   마음마다 흙덩이나, 나무토막·돌같이 해야 하고 생각생각 머리에 타는 불을 끄듯 해야 한다. 또한 큰 코끼리가 강물을 끊고 건너듯 의심과 착각을 없애야 하니, 이러한 사람은 천당 지옥 어디에도 끌려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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