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三身 - 세 몸

   선지식들아, 모두 모름지기 자기의 몸으로 모양 없는 계(無相戒)를 받되, 다 함께 혜능의 입을 따라 말하라. 선지식들로 하여금 자기의 삼신불(三身佛)을 보게 하리라.
   나의 색신(自色身)의 청정 법신불(法身佛)에 귀의하오며,
   나의 색신의 천백억 화신불(化身佛)에 귀의하오며,
   나의 색신의 당래원만 보신불(報身佛)에 귀의합니다'하라.(이상을 세 번 한다)

   색신(色身)은 집이므로 귀의한다고 말할 수 없다. 앞의 세 몸은 자기의 법성 속에 있고 세상 사람이 다 가진 것이다. 그러나 미혹하여 보지 못하고 밖으로 세 몸의 부처를 찾고 자기 색신 속의 세 성품의 부처는 보지 못하느니라.
   선지식들은 들어라. 선지식들에게 말하여 선지식들로 하여금 자기의 색신에 있는 자기의 법성(法性)이 세 몸의 부처를 가졌음을 보게 하리라.

   이 세 몸의 부처는 자성으로부터 생긴다. 어떤 것을 깨끗한 법신(法身)의 부처라고 하는가? 선지식들아, 세상 사람의 성품은 본래 스스로 깨끗하여 만 가지 법이 자기의 성품에 있다. 그러므로 모든 악한 일을 생각하면 곧 악을 행하고, 모든 착한 일을 생각하면 문득 착한 행동을 닦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모든 법이 다 자성 속에 있어서 자성은 항상 깨끗함을 알라.
   해와 달은 항상 밝으나 다만 구름이 덮이면 위는 밝고 아래는 어두워서 일월성신을 보지 못한다. 그러다가 홀연히 지혜의 바람이 불어 구름과 안개를 다 걷어 버리면 삼라만상이 일시에 모두 나타나느니라.
   세상 사람의 자성이 깨끗함도 맑은 하늘과 같아서, 혜(慧)는 해와 같고 지(智)는 달과 같다. 지혜는 항상 밝되 밖으로 경계에 집착하여 망념의 뜬구름이 덮여 자성이 밝지 못한 뿐이다. 그러므로 선지식이 참 법문을 열어 주어 미망을 불어 물리쳐 버리면 안팎이 밝아 사무쳐 자기의 성품 가운데 만법이 다 나타나나니, 모든 법에 자재한 성품을 청정법신이라 이름하느니라.
   스스로 돌아가 의지함(自歸依)이란, 착하지 못한 행동을 없애는 것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돌아가 의지함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천백억 화신불(化身佛)이라고 하는가?
   생각하지 않으면 자성은 곧 비어 고요(空寂)하지만 생각하면 이는 곧 스스로 변화한다. 그러므로 악한 법을 생각하면 변화하여 지옥이 되고, 착한 법을 생각하면 변화하여 천당이 되고, 독과 해침은 변화하여 축생이 되고, 자비는 변화하여 보살이 되며, 지혜는 변화하여 윗 세계가 되고, 우치함은 변화하여 아랫 나라가 된다. 이같이 자성의 변화가 매우 많거늘, 미혹한 사람은 스스로 알아보지를 못한다.
   한 생각이 착하면 지혜가 곧 생기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자성(自性)의 화신(化身)이라 하니라.

   어떤 것을 원만한 보신불(報身佛)이라고 하는가?
   한 등불이 능히 천년의 어둠을 없애고 한 지혜가 능히 만년의 어리석음을 없애나니, 과거를 생각하지 말고 항상 미래만을 생각하라. 항상 미래의 생각이 착한 것을 이름하여 보신이라고 하느니라.
   한 생각의 악한 과보는 천년의 착함을 물리쳐 그치게 하고 한 생각의 착한 과보는 천년의 악을 물리쳐 없애나니, 비롯함이 없는 때로부터 미래의 생각이 착함을 보신이라고 이름하느니라.
   법신을 좇아 생각함이 곧 화신이요, 순간순간의 생각마다 착한 것이 곧 보신이요, 스스로 깨쳐 스스로 닦음이 곧 돌아가 의지하는 것이다. 가죽과 살은 색신이며 집으로 귀의할 곳이 아니다. 다만 세 몸을 깨치면 큰 뜻을 아느니라.

   *내외명철(內外明徹 안팎이 사무쳐 밝음)은 묘각(妙覺)이니 불교의 구경(究竟)이다. '시방세계 및 몸과 마음이 깨끗한 유리처럼, 내외명철은 식음(識陰)이 다하였다고 이름하나니, 부처님의 묘장엄해에 들어가 보리를 원만케 하니라[十方世界와 及身心이 如吠瑠璃하야 內外明徹을 名識陰盡이니 入於如來 妙莊嚴海하야 圓滿菩提니라 - 楞嚴經 十].'
   '깨끗한 유리 속에 밝은 달을 담은 것 같으면 문득 지위를 초월하여 괴해(果海)에 들어가 무소득에 돌아가나니, 바야흐로 구경극칙이라고 이름하느니라[如淨瑠璃內含寶月하면 便超越地位하야 入於果海하야 歸無所得이니 方名究竟極則이니라 - 山楞巖 通議 十]'
   '만약에 식음이 다하면 바야흐로 지위를 넘어 얻는 바가 없이 구경을 원만성취하여 깨끗한 유리에 보배달을 담음과 같으니라 [若得識陰盡하면 方超地位하야 了無所得하야 究竟圓成하야 如淨瑠璃內含寶月하니라 - 宗鏡錄 八十八].'
   '수정영락은 안팎이 사무쳐 밝아서 묘각에 항상 머무나니, 일체 지혜의 지위라고 이름하느니라[水晶瓔珞은 內外明徹하야 妙覺에 常住하니 名一切智地니라 - 瓔珞經 上].'
   *육조스님은 내외명철을 청정법신이라고 하였다. 이는 불교의 구경인 원교불상(圓敎佛相 원교의 부처님 모습)이다.
   "묘각의 지위에 들어가서 청정법신을 성취하니, 원교불상이니라 [入妙覺位하야 成淸淨法身하니 圓敎佛相也니라 - 天台四敎議圓敎章 一].'
   *조사스님의 말씀을 구차하게 교리에 배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육조스님이 강조하신 내외명철은 불교의 구경극칙인 원교묘각(圓敎妙覺)이다. 육조스님은 내외명철이라야 식심견성(識心見性 마음을 알아 성품을 봄)이라고 하였으니, 종문의 표방(標榜)인 견성(見性)은 불교의 구경묘각 즉 성불(究竟妙覺卽成佛)임이 분명하다.
,
comments powered by Disq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