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너의 마음이 부처이니라. 부처는 곧 마음이니, 마음과 부처가 서로 다르지 않기 때문에 '마음이 곧 부처'라고 하는 것이다. 마음을 떠나서는 따로 부처가 없느니라."
   "만약 자신의 마음이 부처라 한다면, 달마스님이 인도에서 오시어 어떻게 그것을 전수하셨습니까?"
   "달마스님이 인도에서 오셔서 전한 것은 오직 마음의 부처이니라. 즉 너의 마음이 본래 부처임을 바로 가르쳐 주신 것이며, 마음과 마음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 조사라 부르느니라. 만약 곧바로 이 뜻을 깨닫는다면, 곧 3승의 모든 지위를 단박에 뛰어넘어서 본래의 부처인 것이니, 결코 점차로 닦음에 의지해서 이루는 것이 아니니라."
   "만약 그러다면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무슨 법을 말씀하십니까?"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세간에 나오시사 오로지 한 마음의 법만을 말씀하시니라.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마하대가섭에게 그것을 은밀히 부촉하셨느니라. 이 마음법[心法]의 본체는 허공계를 다하여 온 법계를 두루하기 때문에 모든 부처님의 이치라고 부른다. 이러한 법을 논하건대 너는 어찌 언어, 문자로써 그것을 알 수 있겠는가. 또한 한 기틀, 한 경계 위에서 결코 심법([心法)을 볼 수 없는 것이니, 오로지 묵묵히 계합할 따름이니라. 이 하나의 문을 얻는 것을 이름하여 하염없는 법의 문[無爲法門]이라 한다. 만약 깨쳐 알고자 한다면 다만 무심을 알아야 한다. 홀연히 깨치면 곧 되는 것이요, 만약 마음을 써서 배워 깨달으려 하면 그럴수록 더욱더 멀어지느니라. 갈라진 마음과 모든 취사(取捨)하는 마음이 없어서, 나무와 돌 같은 마음이 되어야만 비로소 도를 배울 분(分)이 있느니라."
   "지금 갖가지 망념이 있는데, 스님께서 어찌하여 없다고 하십니까?"
   "망념은 본시 본체가 없는 것인데, 너의 마음이 허망하게 일으킨 것이다. 만약 네가 마음이 부처임을 안다면, 마음은 본래 허망함이 없는 것이어늘, 어찌 마음을 일으켜 다시 망념을 알려 하느냐? 네 만약 마음을 내서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자연히 망념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마음이 일어나면 갖가지 법이 나고, 마음이 없어지면 갖가지 법이 없어진다'고 하였다"
   "지금 바로 망념이 일어날 때 부처는 어느 곳에 있습니까?"
   "네 지금 망념이 일어난 것을 깨달았을 때에, 그 깨달음이 바로 부처님이다. 그런 가운데 망념이 없다면, 부처 또한 없느니라. 무엇 때문에 그러한가? 네가 마음을 일으켜 부처의 견해를 지어서 문득 이룰만한 부처가 있다고 하며, 중생의 견해를 지어서 제도할 중생이 있다고 하는데, 마음을 일으키고 생각을 움직이는 것이 모조리 너의 견해가 작용하는 곳이기 때문이니라. 만약 일체의 견해가 없다면 부처는 어느 곳에 있겠느냐? 마치 문수가 부처라는 견해를 일으키자마자 바로 두 철위산 지옥에 떨어진 경우와 같은 것이다."
   "이제 바로 깨달았을 때 부처는 어느 곳에 있습니까?"
   "물음은 어느 곳으로부터 왔으며, 깨달음은 무엇으로부터 일어났느냐? 일상의 어묵동정간에 모든 소리와 빛깔이 모두 불사(佛事) 아님이 없거늘 어느 곳에서 부처를 찾겠느냐? 머리 위에 머리를 얹지 말며, 부리 위에 부리를 더하지 말라. 그저 다른 견해만 내지 않으면 산은 산, 물은 물, 승(僧)은 승, 속(俗)은 속일 뿐이니라. 산하대지와 일월성신이 모두 너의 마음을 벗어나지 않으며, 삼천대천 세계가 모두 너의 본래 면목인 것이다. 그런데 어느 곳에 허다한 일들이 있겠느냐? 마음 밖에 법이 없으니 눈 가득히 푸른 산이니라. 허공세계가 밝고 깨끗하여 한 터럭만큼도 너에게 견해를 짓게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모든 소리와 빛깔들이 그대로 부처님 지혜의 눈이니라.
   법은 홀로 일어나지 않고 경계를 의지해야만 비로소 생긴 것이니, 경계 때문에 그 많은 지혜가 있는 것이다. 종일 말하나 일찍이 무슨 말을 하였으며, 종일 들으나 일찍이 무엇을 들었느냐? 그러므로 석가세존께서 49년 설법하셨어도 일찍이 한 글자도 결코 말씀하시지 않은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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