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불보리인(佛菩提因)

   만약 수행하여 부처님을 찾는다고 할진댄 어느 곳에서 참됨[眞]을 찾으려 하는지 알지 못하노라. 만약 몸 가운데 스스로 참됨이 있으면 참됨 있음이 곧 성불하는 씨앗[因]이로다.

若欲修行云覓佛 不知何處欲求眞 若能身中 自有眞 有眞 卽是
成佛因-敦 三八六
  *몸 가운데 진여(眞如)가 있는 줄 알면, 이것이 수도하여 성불할 수 있는 씨앗이 된다는 말이다.

   만약 수행하여 부처가 되고자 할진댄 어느 곳에서 참됨을 찾으려 하는지 알지 못하노라. 만약 마음 가운데 스스로 참됨을 보면 참됨 있음이 곧 성불하는 씨앗이로다.

若欲修行覓作佛 不知何處擬求眞 若能心中 自見眞 有眞 卽是
成佛因-興.德.宗 三八六(81)
  *돈황본에는 '몸 가운데 스스로 참됨이 있다[身中自有眞]'고 되어 있고, 다른 각 본에는 '마음 가운데에서 스스로 참됨을 본다[心中에 自見眞]'고 하여 서로 차이가 있다.
   '몸 가운데 참됨이 있음'은 몸 속에 진여가 있음이 되고, '마음 가운데에서 스스로 참됨을 본다'함은 진여를 스스로 보는 것인지라 곧 견성이 된다. '몸 가운데 참됨이 있음[身中有眞]'은 성불하는 씨앗[成佛因]이지만, '마음 가운에서 참됨을 봄[心中見眞]'은 견성인 불과(佛果)로서 인지(因地)가 될 수 없으므로 <단경>의 '견성즉불(見性卽佛 견성이 곧 부처)'이라는 원칙에 어긋난다.
   물론 다른 본들도 '참됨을 보는 것이 곧 성불하는 씨앗[見眞卽成佛因]'이라고 하지 않고 돈황본처럼 '참됨 있음이 곧 성불하는 씨앗[有眞卽成佛因]'이라고 하였으므로 원칙상 모순은 없다. 그러나 '마음 가운데에서 참됨을 본다[心中見眞]'고 해 놓고 바로 뒤에 '참됨 있음이 곧 성불하는 씨앗[有眞卽是成佛因]'이라고 하였으니, 돈황본이 아닌 다른 본들은 자체의 모순을 면치 못하므로 앞뒤의 글이 맞지 않는다.

   화신 보신 및 정신이여! 세 몸이 원래 한 몸이니, 만약 몸 가운데서 스스로 보는 걸 찾으면 부처님의 깨달음을 이루는 씨앗이로다.

化身報身及淨身 三身 元本是一身 若向身中 覓自見 卽是成佛
菩提因-敦 三八五(83)
  *'멱자견(覓自見)'을 '찾아서 스스로 본다'고 하면 이는 견성한다는 말로서 성불하는 씨앗이 아니므로 '견성즉불'이라는 원칙에 어긋난다. '스스로 보는 걸 찾는다'고 하면 '견성하는 길을 닦는다'는 말이므로 성불하는 씨앗이라 하여도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

   화신 보신 및 정신이여! 세 몸이 원래 한 몸이라, 만약 자성 가운데로 향하여 능히 스스로 보면 곧 성불하는 깨달음의 씨앗이로다.

法身報身及化身 三身 本來是一身 若向性中 能自見 卽是成佛
菩提因-興.德.宗 三八五(84)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성품 가운데서 스스로 본다[性中自見]'함은 견성이 된다. 그런데 견성은 불과(佛果)요 인지(因地)가 아니니 '성품 가운데서 스스로 본다[性中自見]'고 하면서 '성불하는 씨앗[成佛因]'이라 하면, <단경>의 '견성즉불'이라는 원칙에 어긋난다.
   본디 각 본에서는 '마음을 알고 성품을 보면 곧 부처라 한다[識心見性 卽名爲佛]'고 하였고, 또 '만약 자성을 알면 곧 부처님 지위에 이른다[若識自性 卽至佛地]'고 하여 '견성즉불'을 더욱 강조하였으니, 이 대원칙(大原則)에 이긋나는 것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이는 뒷 사람들이 베껴 쓸 때 잘못하였거나 아니면 일부러 고쳐 바꾼 것일 터이므로, 일본 조동종의 개조(開祖)인 도원(道元)의 필사본(筆寫本)이라는 대승사본에는 논란이 된 앞의 두 구절이 들어 있는 '자성진불송(自性眞佛頌)'을 모두 삭제해 버렸다.
   모름지기 돈황본 및 다른 본에 일관된 근본 사상은 내외명철, 법신불, 묘각견성(妙覺見性), 오인돈수, 자성돈수의 돈법돈교, 불지무념을 전제로 한 무념위종, 식심견성, 오후수행불행(悟後修行佛行) 등이니, 이에 어긋나는 사상은 모두 없애고, 오직 <단경>의 근본으로 돌아와 육조의 가르침을 올바로 이어야 한다. 특히 각본 가운데서 '마음을 알아 성품을 보면 곧 부처라 한다[識心見性 卽名爲佛]', '만약 자성을 알면 곧 부처님 지위에 이른다[若識自性 卽至佛地]'와 같은 법문은 육조의 가르침을 바로 잇고 드날리는 데 한층 도움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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