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제34권
  우전국삼장 실차난타한역
  이운허 번역
   
26. 십지품[1]
  1) 환희지(歡喜地)
  이 때 세존은 타화자재천왕궁(他化自在天王宮)의 마니보장전(摩尼寶藏殿)에서 큰 보살 대중과 함께 계시었다.  
  그 보살들은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多羅三?三菩提)에서 물러가지 않는 이들이니, 각기 다른 세계로부터 왔으며, 모든 보살의 지혜로 머무는 경계에 머무르고, 모든 여래의 지혜로 들어간 곳에 들어가서 부지런히 수행하여 쉬지 아니하며, 가지가지 신통을 잘 나타내며, 하는 일은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하여 때를 놓치지 아니하며, 보살의 모든 원을 성취하기 위하여 모든 세간과 모든 겁과 모든 세계에서 모든 행을 부지런히 닦아서 쉬지 아니하였다.  
  보살의 복과 지혜와 도를 돕는 일[助道]을 구족하여 중생을 이익하되 다하지 아니하며, 일체 보살의 지혜 방편과 필경의 저 언덕[彼岸]에 이르렀으며, 일부러 생사와 열반에 들어감을 보이지만 보살행 닦기를 그만두지 아니하며, 일체 보살의 선정과 해탈과 삼매와 삼마발저(三摩鉢底)에 잘 들어가서 신통과 밝음과 지혜로 하는 모든 일이 자재하며, 일체 보살의 자재한 신력을 얻어, 잠깐 동안도 흔들리지 아니하고 모든 여래의 대중이 모인 도량에 나아가서 대중의 우두머리가 되어 부처님께 설법을 청하며, 부처님의 바른 법륜을 보호하여 유지하고, 광대한 마음으로 여러 부처님을 공양하고 섬기며, 일체 보살의 행하는 사업을 부지런히 닦는 이들이었다.  
 
[906 / 2062] 쪽  
  그 몸은 일체 세간에 두루 나타나고, 그 음성은 시방 법계에 고루 미치고, 마음과 지혜는 걸림이 없어 삼세의 모든 보살이 가지는 공덕을 모두 보고, 수행하여 원만하게 되어, 말할 수 없는 겁 동안에 말하여도 다할 수 없었다.  
  그 이름은 금강장(金剛藏)보살·보장(寶藏)보살·연화장(蓮華藏)보살·덕장(德藏)보살·연화덕장(蓮華德藏)보살·일장(日藏)보살·소리야장(蘇利耶藏)보살·무구월장(無垢月藏)보살·어일체국토보현장엄장(於一切國土普現莊嚴藏)보살·비로자나지장(毘盧遮那智藏)보살·묘덕장(妙德藏)보살·전단덕장(?檀德藏)보살·화덕장(華德藏)보살·구소마덕장(俱蘇摩德藏)보살·우발라덕장(優鉢羅德藏)보살·천덕장(天德藏)보살·복덕장(福德藏)보살·무애청정지덕장(無碍淸淨智德藏)보살·공덕장(功德藏)보살·나라연덕장(那羅延德藏)보살·무구장(無垢藏)보살·이구장(離垢藏)보살·종종변재장엄장(種種辯才莊嚴藏)보살·대광명망장(大光明網藏)보살·정위덕광명왕장(淨威德光明王藏)보살·금장엄대공덕광명왕장(金莊嚴大功德光明王藏)보살·일체상장엄정덕장(一切相莊嚴淨德藏)보살·금강염덕상장엄장(金剛德相莊嚴藏)보살·광명염장(光明藏)보살·성수왕광조장(星宿王光照藏)보살·허공무애지장(虛空無?智藏)보살·묘음무애장(妙音無碍藏)보살·다라니공덕지일체중생원장(陀羅尼功德持一切衆生願藏)보살·해장엄장(海莊嚴藏)보살·수미덕장(須彌德藏)보살·정일체공덕장(淨一切功德藏)보살·여래장(如來藏)보살·불덕장(佛德藏)보살·해탈월(解脫月)보살 등이었다.
  이러한 수없고 한량없고 끝없고[無邊] 같을 이 없고[無等] 셀 수 없고[不可數] 일컬을 수 없고[不可稱] 생각할 수 없고[不可思] 요량할 수 없고[不可量] 말할 수 없는[不可說] 보살마하살 대중 가운데에서 금강장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 때 금강장보살이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보살대지혜광명(菩薩大智慧光明)삼매에 들었다.
  삼매에 들어갔을 때에 시방으로 각각 십억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 밖에 각각 십억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께서 계시니, 그들 이름은 모두 금강장(金剛藏)인데, 앞에 나타나 말씀하셨다.
 
[907 / 2062] 쪽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금강장보살이여, 능히 이 보살대지혜광명삼매에 들었도다.
  선남자여, 이것은 시방에 계시는 각각 십억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들이 그대에게 가피하려는 것이니, 비로자나여래·응·정등각의 본래 원력이요, 위신력이며, 또한 그대의 수승한 지혜의 힘인 연고니라.
  그대로 하여금 모든 보살에게 부사의한 부처님 법의 광명을 말하게 하려는 것이니, 이른바 지혜의 자리에 들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선근을 포섭케 하려는 연고며, 일체 불법을 잘 택하게 하려는 연고며, 모든 법을 자세히 알게 하려는 연고며, 법을 잘 말하게 하려는 연고며, 분별 없는 지혜가 청정한 연고며, 모든 세상법에 물들지 않는 연고며, 출세(出世)의 선근이 청정한 연고며, 부사의한 지혜의 경계를 얻게 하려는 연고며, 온갖 지혜[一切智]를 가진 사람의 지혜 경계를 얻게 하려는 연고니라.
  또 보살 십지(十地)의 처음과 나중을 얻게 하려는 연고며, 보살 십지의 차별한 모양을 사실대로 말하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불법을 반연하여 생각게 하려는 연고며, 누(漏)가 없는 법[無漏法]을 닦아 분별케 하려는 연고며, 큰 지혜의 광명으로 교묘하게 장엄함을 잘 선택하여 관찰케 하려는 연고며, 결정한 지혜의 문에 잘 들어가게 하려는 연고며, 머무는 곳을 따라 두려움 없는 것을 차례로 나타내어 말하게 하려는 연고며, 걸림이 없는 변재의 광명을 얻게 하려는 연고며, 큰 변재의 지위에 머물러 잘 결정케 하려는 연고며, 보살을 생각하여 잊지 않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계를 성숙케 하려는 연고며, 모든 곳에 두루 이르러 결정코 깨우치게 하려는 연고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마땅히 이 법문의 차별하고 공교한 법을 말할 것이니라. 이른바 부처님의 신력을 받드는 것이니 여래의 지혜와 밝음으로써 가피하는 연고며, 자기의 선근을 깨끗이 하는 연고며, 법계를 두루 청정케 하는 연고며, 중생들을 두루 포섭하는 연고며, 법신과 지혜의 몸에 깊이 들어가는 연고며, 일체 부처님의 관정(灌頂)을 받는 연고며, 일체 세간의 가장 높고 큰 몸을 얻는 연고며, 일체 세간의 길에서 초월하는 연고며, 출세간 선근을 청정하게 하는 연고며, 온갖 지혜의 지혜[一切智智]를 만족하는 연고니라.”
  그 때 시방의 부처님들이 금강장보살에게, 눌러서 빼앗을 수 없는[無能映
 
[908 / 2062] 쪽  
  奪] 몸을 주고, 걸림없이 말하기 좋아하는 변재를 주고, 분별을 잘하는 청정한 지혜를 주고, 잘 기억하여 잊지 않는 힘을 주고, 잘 결정하여 환히 아는 지혜를 주고, 온갖 곳에 이르러 깨달아 아는 지혜를 주고, 도를 이루어 자재하는 힘을 주고, 여래의 두려움 없는 것을 주고, 온갖 지혜를 가진 사람이 모든 법문을 관찰하여 분별하는 변재의 지혜를 주고, 일체 여래의 가장 묘한 몸과 말과 뜻으로 구족하게 장엄함을 주었다.
  왜냐 하면, 이 삼매를 얻으면 으레 그러한 연고며, 본래의 원으로 일으키는 연고며, 깊은 마음을 잘 깨끗하게 하는 연고며, 지혜[智輪]를 잘 깨끗하게 하는 연고며, 도를 돕는 법[助道]을 잘 모으는 연고며, 지을 것을 잘 닦는 연고며, 그 한량없는 법기(法器)를 생각하는 연고며, 그 청정한 믿음과 지혜[解]를 아는 연고며, 착오가 없는 총지를 얻는 연고며, 법계 지혜의 인(印)으로 잘 인가하는 연고였다.  
  그 때 시방 부처님께서 각각 오른손을 펴서 금강장보살의 정수리를 만지시었다. 정수리를 만지자 금강장보살이 삼매에서 일어나, 일체 보살 대중에게 말하였다.
  “불자들이여, 모든 보살의 원은 잘 결정되어 혼잡하지 않고 볼 수 없으며, 광대하기 법계와 같고 끝없기 허공과 같아서 오는 세상이 끝날 때까지 이르며, 모든 부처님 세계에 두루하여서 일체 중생을 구호하며, 일체 부처님의 호념함이 되어 과거·미래·현재 여러 부처님 지혜의 지(地)에 들어갑니다.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지혜의 지[智地]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의 지혜의 지에 열 가지가 있으니, 과거·미래·현재의 부처님들이 이미 말씀하였고, 장차 말씀할 것이며, 지금 말씀하시나니, 나도 그렇게 말합니다.
  무엇이 열인가. 하나는 환희지(歡喜地), 둘을 이구지(離垢地), 셋은 발광지(發光地), 넷은 염혜지(慧地), 다섯은 난승지(難勝地), 여섯은 현전지(現前地), 일곱은 원행지(遠行地), 여덟은 부동지(不動地), 아홉은 선혜지(善慧地), 열은 법운지(法雲地)입니다.
  불자들이여, 이 보살의 십지는 삼세 부처님께서 이미 말씀하였고 장차 말씀하실 것이고 지금 말씀하는 것입니다.
 
[909 / 2062] 쪽  
  불자들이여, 모든 부처님 국토에 계신 여래로 이 십지를 말씀하지 않는 분을 나는 보지 못하였나니, 무슨 까닭인가. 이것은 보살마하살이 보리로 가는 가장 좋은 길이며, 또한 청정한 법 광명의 문이니, 이른바 보살의 모든 지(地)를 분별하여 연설하는 것입니다. 불자여, 이 처소[處]는 헤아릴 수 없나니, 이른바 여러 보살의 증(證)을 따르는 지혜[隨證智]인 까닭입니다.”
  이 때 금강장보살이 이 보살 십지의 이름만을 말하고는 잠자코 있으면서 다시 분별하지 아니하였다.
  이 때 모든 보살 대중은 보살 십지의 이름만 들었고 해석은 듣지 못했으므로 갈망하는 마음을 내어 이렇게 생각하였다.
  '무슨 인(因)과 무슨 연(緣)으로 금강장보살은 보살 십지의 이름만 말하고 해석하지 않는가?'
  해탈월(解脫月)보살은 대중들이 마음으로 생각함을 알고, 금강장보살에게 게송으로 물었다.  
   
  무슨 일로, 깨끗하게 깨달으시고
  염(念)과 지(智)와 공덕을 갖춘 이로서
  가장 묘한 지(地)의 이름만 말하시고
  힘 있어도 해석하지 않으십니까.  
   
  모든 사람 근성이 결정되었고
  용맹하여 겁약하지 아니하거늘
  무슨 일로 십지 이름만 말하시고
  우리 위해 해석하지 않으십니까.  
   
  여러 지(地)의 심오하고 묘한 이치를  
  이 대중이 듣기를 갈망하오며
  마음도 겁약하지 아니하오니
  원컨대 분별하여 말씀하소서.  
   
 
[910 / 2062] 쪽  
  여기 모인 무리들 청정하옵고
  게으름을 여의어 정결하오며
  마음이 견고하고 흔들림 없어
  공덕과 모든 지혜 갖추었으며,
   
  서로서로 쳐다보고 공경하오며
  모두들 전일하게 우러르기를
  벌들이 좋은 꿀을 생각하듯이
  목마른 이 감로수를 그리듯 하네.
   
  그 때 큰 지혜 있고 두려움 없는 금강장보살이 이 말을 듣고, 모인 이들의 마음을 즐겁게 하려고 불자들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보살들이 행하는 십지의 일은
  가장 높은 부처님의 근본이시매
  드러내고 분별하여 설명하기란
  으뜸가고 희유하여 매우 어렵고,
   
  미묘하고 심오하여 보기 어렵고
  생각을 여의었고 마음[心地]을 초월
  부처님 경계를 내는 것이매
  듣는 이 아득하여 의혹하리라.  
   
  들으려는 마음이 금강과 같고
  부처님의 승한 지혜 깊이 믿으며
  마음 자리[心地] 아는 데 내가 없어야
  이렇게 수승한 법 능히 듣나니,
   
  허공에 그려놓은 그림과 같고
 
[911 / 2062] 쪽  
  공중에 부는 바람 모양과 같아  
  부처님의 지혜가 이와 같으매
  분별커나 보기가 매우 어려워,
   
  부처님의 지혜가 가장 거룩해
  헤아릴 수 없음을 내가 아나니
  세상 사람 이 이치 알 이 없기에
  잠잠하고 말하지 아니하노라.  
   
  이 때 해탈월보살이 이 말을 듣고 금강장보살에게 말하였다.
  “불자시여, 지금 회중이 모두 모였사온데, 깊은 마음이 잘 깨끗하였고, 생각함이 잘 조촐하여졌고, 여러 행을 잘 닦았고, 도를 돕는 법을 잘 모았고, 백천억 부처님께 친근하여 한량없는 공덕과 선근을 성취하였으며, 어리석은 의혹을 버려서 때에 물들지 아니하고, 깊은 마음으로 믿고 이해하며, 불법 가운데 있어 다른 가르침을 따르지 아니하오니, 불자시여,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연설하여 주소서. 이 보살들이 그러한 깊은 곳까지라도 능히 증득하여 아오리다.”
  그 때 해탈월보살이 다시 그 뜻을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바라건대 첫째로 편안하오신
  보살의 위없는 행 말씀하소서.
  여러 지(地)의 이치를 분별하옵고
  지혜가 청정하여 정각 이루리.
   
  이 대중 여러 가지 때가 없삽고
  뜻과 지해(知解) 밝고도 조촐하오며
  한량없는 부처님 섬겼사오니
  이 지(地)의 바른 이치 능히 알리라.  
   
 
[912 / 2062] 쪽  
  그 때 금강장보살이 말하였다.  
  “불자시여, 비록 이 대중들은 생각이 깨끗하고 우치와 의혹을 여의어서 매우 깊은 법[甚深法]에서 다른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이 밖에 이해가 부족한 중생들이 매우 깊고 부사의한 일을 들으면 흔히 의혹을 내어 긴긴 밤에 여러 가지 시끄러움[衰惱]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 이를 딱하게 생각하여 잠자코 있는 것입니다.”
  그 때 금강장보살이 이 뜻을 다시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대중은 청정하고 지혜가 많고  
  영리하고 총명하여 결택 잘하며
  흔들림 없는 그 마음 수미산 같고
  바다 같아 기울일 수 없다 하지만
   
  수행이 오래지 않고 지혜가 얕아
  의식(意識)만 따라가고 지혜가 없어
  이 법 듣고 의심하면 악도에 떨어지니
  그들이 불쌍하여 해석 않노라.  
   
  그 때 해탈월보살이 금강장보살에게 말하였다.
  “불자시여, 바라건대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이 부사의한 법을 분별하여 해설하소서. 이 사람들은 마땅히 여래가 호념하시므로 믿고 받드오리다.  
  왜냐 하면 십지를 말할 적에는 모든 보살이 으레 부처님의 호념을 받사오며, 호념을 받으므로 이 지혜[智地]에 용맹을 내리이다.
  그 까닭을 말하면, 이것이 보살이 최초에 행하는 것이며, 일체 부처님의 법을 성취하는 연고니, 마치 글씨와 글자와 수(數)와 말이 모두 자모(字母)로 근본이 되고 자모가 구경(究竟)이어서 조그만치도 자모를 떠난 것이 없는 것과 같이, 불자시여, 일체 불법이 다 십지로 근본이 되고 십지가 구경이어서 수행하여 성취하면 온갖 지혜를 얻나이다.
  그러므로 불자시여, 원컨대 연설하소서. 이 사람이 반드시 여래의 호념하
 
[913 / 2062] 쪽  
  심으로 믿어 받드오리다.”
  그 때 해탈월보살이 그 뜻을 거듭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훌륭하여라 불자시여, 연설하소서.
  보리에 나아가는 모든 지(地)의 행
  시방에 계시옵는 자재한 세존
  지혜 근본 호념하지 않는 이 없고,
   
  잘 머무는 지혜도 구경(究竟)이어서
  온갖 가지 불법이 여기서 나니
  글씨와 수(數)가 자모(字母)에 속함처럼
  이와 같이 불법은 지(地)에 의지해.  
   
  이 때 여러 대보살들이 일시에 똑같은 소리로 금강장보살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최상이고 미묘하고 때없는 지혜
  끝없이 분별하는 훌륭한 변재
  깊은 뜻 설명하는 아름다운 말
  제일 되는 이치와 서로 응하며,
   
  기억하여 지니는 청정하온 행
  열 가지 힘을 얻고 공덕 모으며
  말 잘하는 솜씨로 뜻을 분별해
  가장 승한 십지법 말씀하소서.  
   
  정(定)과 계(戒)로 모은 바른 마음이
  아만(我慢)과 나쁜 소견 여의었으며
  이 대중은 의혹한 생각이 없어
 
[914 / 2062] 쪽  
  좋은 말씀 듣기를 원하나이다.  
   
  목마를 때 냉수를 생각하듯이
  굶주린 이 좋은 음식 생각하듯이
  병난 이가 좋은 약 생각하듯이
  벌의 떼가 단 꿀을 좋아하듯이,
   
  우리들도 오늘날 그들과 같이
  감로 법문 듣기를 원하나이다.  
   
  훌륭하여라, 넓고 큰 지혜 가진 이  
  모든 지(地)에 들어가 열 가지 힘과
  장애없는 자비·지혜 갖추 이루는  
  부처님의 모든 행을 말하여지다.  
   
  이 때 세존께서 양미간으로부터 청정한 광명을 놓으니 이름이 보살력염명(菩薩力明)이었다. 백천 아승기 광명으로 권속이 되었으며, 시방에 두루 비치니 모든 세계에 두루하지 않은 데가 없어 세 나쁜 갈래[三惡道]의 고통이 모두 쉬었고, 또 모든 여래의 회중에 비치어 부처님의 부사의한 힘을 나타내고, 또 시방 일체 세계에 계시는 부처님들의 가피로 법을 말하는 보살의 몸에 비치었다. 이런 일을 하고는 허공 위에서 큰 광명 그물로 된 대[大光明雲網臺]가 되어 머물렀다.  
  이 때 시방의 부처님들께서도 양미간으로 청정한 광명을 놓으니 그 이름과 권속과 하는 일이 모두 이와 같았고, 또한 이 사바세계의 부처님과 대중과 금강장보살의 몸과 사자좌에 비치고는 허공 위에서 큰 광명 그물의 대가 되었다.  
  그 때 광명대 속에서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게송을 말하였다.  
   
  부처님의 무등등(無等等) 허공과 같고
[915 / 2062] 쪽  
  십력과 한량없는 훌륭한 공덕
  인간의 최상이고 세상의 으뜸
  석사자(釋師子) 법으로써 가피하시네.
   
  불자여, 부처님의 신력 받들어
  법왕의 가장 좋은 법장을 열고
  여러 지(地)의 넓은 지혜 미묘한 행을
  부처님의 위신으로 자세 말하라.  
   
  선서(善逝)의 신력으로 가피하시면
  법보가 그 마음에 다 들어가고
  여러 지(地)의 청정행을 차례로 이뤄
  여래의 열 가지 힘 구족하리니,
   
  바닷물과 겁화(劫火) 중에 있게 되어도
  이 법을 듣자올 수 있으려니와
  의심 내고 믿지 않는 그런 무리는
  영원히 이런 이치 듣지 못하리,
   
  말하라, 여러 지의 지혜의 길과  
  들고 있고 나면서 차례로 닦아
  행과 경계로부터 지혜 생김을
  일체 중생 이익하기 위해서니라.  
   
  그 때 금강장보살이 시방을 관찰하고 대중에게 청정한 믿음을 더하게 하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거룩한 신선이신 부처님의 도  
  현미하고 묘하여 알 수 없는 일
 
[916 / 2062] 쪽  
  생각할 것 아니며 생각 여의어
  보려 해도 볼 수가 없는 것이며,
   
  나는 것도 아니고 멸하지 않아
  성품이 깨끗하고 항상 고요해
  때가 없고 총명한 사람이라야
  그 지혜로 짐작할 수가 있나니,
   
  제 성품 본디부터 공적(空寂)하여서
  둘도 없고 다하지도 아니하나니
  여러 가지 갈래에서 벗어났으며
  열반과 평등하게 머물러 있어,
   
  처음이나 중간도 끝도 아니며
  말로써는 설명할 수가 없나니
  과거·미래·현재를 초월했으매
  그 모양 허공과 같다고 할까.  
   
  고요하고 멸한 것 부처님의 행
  말로는 무어라고 할 수 없나니
  십지의 여러 행도 그와 같아서
  말할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일이며,
   
  지혜를 일으키는 부처님 경계
  생각할 수도 없고 마음을 떠나
  온(?)·계(界)·처(處)의 문도 아니니
  지혜로나 알는지 뜻은 못 미쳐,
   
  허공에 날아가는 새의 발자국
 
[917 / 2062] 쪽  
  말할 수도 보일 수도 없는 것이니
  십지의 깊은 이치 그와 같아서
  마음과 뜻으로는 알지 못한다.  
   
  자비하온 마음과 원과 힘으로
  여러 지에 들어가는 행을 내어서
  차례차례 원만하는 그러한 마음
  지혜로나 미칠까 생각은 안돼,
   
  이 경계는 아마도 보기 어려워
  안다고나 할는지 말할 순 없어
  부처님 힘 받들어 설명하리니
  그대들 공경하여 잘 들으시오.  
   
  이렇게 지혜로나 들어가는 행
  억겁 동안 말해도 다할 수 없고
  내 지금 간략하게 연설하여서
  진실한 뜻 남음이 없게 하리니,
   
  일심으로 공경하여 기다리시오.
  부처님 힘 받들어 말하오리라.
  훌륭한 십지법을 묘한 소리로
  비유와 좋은 글자 뜻과 응하니,
   
  한량없는 부처님 신통의 힘이
  모두 다 나의 몸에 들어왔으니
  이런 곳 설명하기 어렵지마는
  내 이제 조그만치 말해보리라.  
   
 
[918 / 2062] 쪽  
  “불자들이여, 어떤 중생으로 하여금 선근을 깊이 심고 모든 행을 잘 닦고 도를 돕는 법을 잘 모으고 여러 부처님께 잘 공양하고 청정한 법[白淨法]을 잘 쌓고, 선지식의 거두어 주심이 되고 깊은 마음을 청정하게 하여 광대한 뜻을 세우고, 광대한 지혜[解]를 내면 자비가 앞에 나타나나니, 부처님의 지혜를 구함이며, 열 가지 힘을 얻으려 함이며, 크게 두려움 없음을 얻으려 함이며, 부처님의 평등한 법을 얻으려 함이며, 일체 세간을 구호하려 함이며, 큰 자비를 깨끗이 하려 함이며, 십력(十力)과 남음이 없는 지혜[無餘智]를 얻으려 함이며, 모든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하여 장애가 없게 하려 함이며, 잠깐 동안에 일체 삼세를 알고자 함이며, 큰 법륜을 굴릴 적에 두려움이 없으려 하는 연고로, 불자여, 보살이 이런 마음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대비심을 으뜸으로 하여 지혜가 늘고, 공교한 방편에 포섭되고, 가장 훌륭한 깊은 마음으로 유지되며, 여래의 힘이 한량이 없어 잘 관찰하고 분별하며, 용맹한 힘과 지혜의 힘으로 걸림없는 지혜가 앞에 나타나고, 따라 순종하는 자연의 지혜로 일체 불법을 받아들여 지혜로써 교화하나니, 광대하기 법계와 같고 끝없기 허공과 같아서 오는 세월의 끝까지 다합니다.
  불자들이여, 보살이 처음 이런 마음을 내고는, 곧 범부의 처지[凡夫地]를 뛰어나 보살의 지위[菩薩地]에 들어가서 여래의 집에 태어나나니, 그 가문의 허물을 말할 이가 없으며, 세간의 모든 갈래를 떠나서 출세간의 도에 들어가며, 보살의 법을 얻고 보살의 자리[菩薩處]에 머물며, 삼세가 평등한 데 들어가 여래의 종성에서 결정코 위없는 보리를 얻으리니, 보살이 이런 법에 머물면 보살의 환희지(歡喜地)에 머물렀다 하나니, 동하지 않는 법과 서로 응하는 연고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이 환희지에 머무르면 여러 가지 환희와 여러 가지 청정한 신심과 여러 가지 즐거움과 여러 가지 희열과 여러 가지 기쁜 경사와 여러 가지 뛰놀음과 여러 가지 용맹과 여러 가지 투쟁이 없음과 여러 가지 시끄러움이 없음[無惱害]과 여러 가지 성내지 않음을 성취합니다.
  불자들이여, 보살이 이 환희지에 머물고는 부처님을 생각하므로 환희하고, 부처님 법을 생각하므로 환희하고, 보살을 생각하므로 환희하고, 보살의 행을 생각하므로 환희하고, 청정한 바라밀을 생각하므로 환희하고, 보살의  
 
[919 / 2062] 쪽  
  지위가 수승함을 생각하므로 환희하고, 보살의 깨뜨릴 수 없음을 생각하므로 환희하고, 여래의 중생 교화함을 생각하므로 환희하고, 능히 중생들에게 이익을 얻게 함을 생각하므로 환희하고 일체 여래의 지혜와 방편에 들어감을 생각하므로 환희합니다.
  또 이렇게 생각하나니, 내가 모든 세간의 경계를 점점 여의므로 환희하고, 모든 부처님을 친근하므로 환희하고, 범부의 처지를 여의었으므로 환희하고, 지혜의 자리에 가까워지므로 환희하고, 모든 나쁜 갈래를 아주 끊었으므로 환희하고, 일체 중생의 의지할 곳이 되므로 환희하고, 일체 여래를 뵈오므로 환희하고, 부처님의 경계에 났으므로 환희하고, 일체 보살의 평등한 성품에 들어갔으므로 환희하고, 온갖 무섭고 털이 곤두서는 일을 여의었으므로 환희하느니라 합니다.
  무슨 까닭인가. 이 보살이 환희지를 얻고는 온갖 두려움을 모두 멀리 여의는 것이니, 이른바 살아갈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不活畏]·나쁜 이름이 날 것에 대한 두려움[惡名畏]·죽음에 대한 두려움[死畏]·나쁜 갈래에 대한 두려움[惡道畏]·대중의 위덕에 대한 두려움[大衆威德畏]인데, 이런 두려움을 아주 다 여읩니다.
  왜냐 하면 이 보살이 나[我]란 고집을 떠났으므로 내 몸도 아끼지 않거든, 하물며 재물이리요. 그러므로 살아갈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습니다. 다른 이에게 공양을 바라지 않고 일체 중생에게 보시만 하나니, 그러므로 나쁜 이름이 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습니다. 나란 소견을 여의어 나라는 생각이 없나니, 그러므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자기가 죽어도 결정코 부처님이나 보살을 떠나지 아니할 줄 아나니, 그러므로 나쁜 갈래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내가 좋아하는 것은 일체 세간에서 동등할 이도 없거늘, 어찌 나을 이가 있으리요. 그러므로 대중의 위덕에 대한 두려움이 없습니다.
  보살이 이와 같이 두려움과 털이 곤두서는 일을 멀리 여읩니다.
  불자들이여, 이 보살이 대비(大悲)로 으뜸을 삼는 광대한 뜻을 저해할 이가 없고, 점점 부지런히 모든 선근을 닦아서 성취하나니, 이른바 신심이 느는 연고며, 청정한 신심이 많아지는 연고며, 지혜[解]가 청정한 연고며, 믿음이 결정한 연고며, 가엾이 여기는 생각을 내는 연고며, 크게 인자함을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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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하는 연고며, 고달픈 마음이 없는 연고며, 부끄러움으로 장엄하는 연고며, 화순함을 성취한 연고며, 부처님의 가르치신 법을 공경하고 존중하는 연고입니다.
  밤낮으로 선근을 닦아 만족함이 없는 연고며, 선지식을 친근하는 연고며, 항상 법을 사랑하는 연고며, 많이 알기를 구하여 만족을 모르는 연고며, 들은 법대로 관찰하는 연고며, 마음에 의탁함이 없는 연고며, 이양이나 명예나 공경 받기를 탐하지 않는 연고며, 온갖 살아갈 물품을 구하지 않는 연고며, 보물 같은 마음을 내어 만족함이 없는 연고입니다.
  온갖 지혜의 지(地)를 구하는 연고며, 여래의 힘[力]과 두려움 없음[無所畏]과 함께하지 않는 불법[不共佛法]을 구하는 연고며, 모든 바라밀의 도를 돕는 법[助道法]을 구하는 연고며, 모든 아첨과 속임을 여의는 연고며, 말한 대로 행하는 연고며, 진실한 말[眞實語]을 항상 두호하는 연고며, 여래의 가문을 더럽히지 않는 연고며, 보살의 계율을 버리지 않는 연고며, 온갖 지혜의 마음을 내어 산과 같이 흔들리지 않는 연고며, 일체 세간의 일을 버리지 않고 출세간의 도를 성취하는 연고며, 보리를 돕는 부분법[助菩提分法]을 모으되 만족함이 없는 연고며, 가장 위가 되는 수승한 도[上上殊勝道]를 항상 구하는 연고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이 이와 같이 깨끗이 다스리는 지(地)의 법[淨治地法]을 성취하는 것을 보살의 환희지에 편안히 머무른다 합니다.
  불자들이여, 보살이 이 환희지에 머물고는 이러한 큰 원과 이러한 큰 용맹과 이러한 큰 작용을 능히 성취하나니, 이른바 광대하고 청정하고 결정한 알음알이를 내어 모든 공양거리로써 일체 부처님께 공경하고 공양하여 남음이 없게 하는 것이니, 광대하기 법계와 같고 끝없기 허공과 같아서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모든 겁 동안에 쉬지 않습니다.
  또 큰 원을 세우기를 '일체 부처님의 법륜을 받아지이다, 일체 부처님의 보리를 거두어지이다, 일체 부처님의 교법을 보호하여지이다, 일체 부처님의 법을 지니어지이다' 하나니, 광대하기 법계와 같고, 끝없기 허공과 같아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모든 겁 동안에 쉬지 아니합니다.
  또 큰 원을 세우기를, '일체 세계에서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실 적에, 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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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궁에서 사라져서 모태에 들고 태에 머물고, 탄생하고 출가하고 성도하고 설법하고 열반하시는 것을 내가 다 나아가서 친근하고 공양하며, 대중의 우두머리가 되어 바른 법을 받아 행하며, 모든 곳에서 한꺼번에 법을 연설하여지이다' 하나니, 광대하기 법계와 같고, 끝없기 허공과 같아,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모든 겁 동안에 쉬지 아니합니다.
  또 큰 원을 세우기를, '일체 보살의 행이 넓고 크고 한량없고 부서지지 않고 섞이지 않으며, 여러 바라밀을 거두어서 여러 지를 깨끗이 다스리며, 전체인 모양[總相]·각각인 모양[別相]·같은 모양[同相]·다른 모양[異相]·이루는 모양[成相]·무너지는 모양[壞相]으로 온갖 보살의 행을 사실대로 말하여, 일체 중생을 가르쳐서 받아 행하고 마음이 증장케 하여지이다' 하나니, 광대하기 법계와 같고, 끝없기 허공과 같아,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모든 겁 동안에 쉬지 아니합니다.
  또 큰 원을 세우기를 '일체 중생계에서 빛깔 있는 것[有色]·빛깔 없는 것[無色]·생각 있는 것[有想]·생각 없는 것[無想]·생각 있지 않는 것[非有想]·생각 없지 않는 것[非無想]·알나기[卵生]·태나기[胎生]·누기나기[生]·바꿔나기[化生] 들이 삼계에 얽매이고 여섯 갈래[六趣]에 들어가서 태어나는 온갖 곳에서 이름과 물질[名色]에 소속되나니, 이런 무리들을 내가 모두 교화하여 부처님 법에 들어가서, 여러 세간 갈래를 아주 끊고 온갖 지혜의 지혜에 편안히 머물게 하여지이다' 하나니, 광대하기 법계와 같고 끝없기 허공과 같아,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모든 겁 동안에 쉬지 아니합니다.
  또 큰 원을 세우기를 '일체 세계가 넓고 크고 한량이 없고 굵고 잘고, 어지러이 있고, 거꾸로 있고, 바르게 있고, 들어가고 다니고 가는 것이 제석천의 그물처럼 차별하며, 시방에 한량이 없이 가지가지로 같지 않은 것을 지혜로써 분명히 알아 앞에 나타난듯이 알고 보아지이다' 하나니, 광대하기 법계와 같고 끝없기 허공과 같아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모든 겁 동안에 쉬지 아니합니다.
  또 큰 원을 세우기를 '일체 국토가 한 국토에 들어가고 한 국토가 일체 국토에 들어가며, 한량없는 부처님 국토가 모두 청정하고, 여러 가지 광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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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엄하며, 일체 번뇌를 여의고 청정한 도를 성취하며, 한량없는 지혜로운 중생으로 하여금 그 가운데 충만하며, 광대한 부처님의 경계에 들어가 중생의 마음을 따라 나타나서 모두 환희케 하여지이다' 하나니, 광대하기 법계와 같고 끝없기 허공과 같아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모든 겁 동안에 쉬지 아니합니다.
  또 큰 원을 세우기를 '일체 보살과 더불어 뜻과 행이 같으며, 원수와 미운 이가 없이 선근을 모으며, 일체 보살이 평등하게 한 가지를 반연하고, 항상 함께 모여서 서로 떠나지 않으며, 마음대로 가지가지 부처님 몸을 나타내며, 자기의 마음대로 능히 일체 여래의 경계와 위력과 지혜를 알며, 물러가지 않고 뜻대로 되는 신통을 얻어, 일체 세계에 다니고, 여러 회중에 몸을 나타내고, 일체 중생의 나는 곳에 들어가서 부사의한 대승을 성취하고 보살의 행을 닦아지이다' 하나니, 광대하기 법계와 같고 끝없기 허공과 같아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모든 겁 동안에 쉬지 아니합니다.
  또 큰 원을 세우기를 '물러가지 않는 법륜을 타고 보살의 행을 행하되 몸과 말과 뜻으로 짓는 업이 헛되지 아니하여, 잠깐 보아도 부처님 법에 결정한 마음을 내고, 소리만 들어도 진실한 지혜를 얻고, 겨우 깨끗한 신심을 내어도 영원히 번뇌를 끊게 되며, 약왕 나무[藥王樹]와 같은 몸을 얻고, 여의주와 같은 몸을 얻어, 일체 보살의 행을 수행하여지이다' 하나니, 광대하기 법계와 같고 끝없기 허공과 같아,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모든 겁 동안에 쉬지 아니합니다.
  또 큰 원을 세우기를 '일체 세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서, 한 털 끝을 떠나지 않고 모든 털 끝만한 곳마다, 처음 탄생하고 출가하고 도량에 나아가고 정각을 이루고 법륜을 굴리고 열반에 드는 일을 나타내며, 부처님의 경계이신 큰 지혜를 얻고, 찰나찰나마다 일체 중생의 마음을 따라 성불함을 보여서 적멸함을 얻게 하며, 한 삼보리(三菩提)로써 일체 법계가 곧 열반하는 모양임을 알게 하며, 한 가지 음성으로 법을 말하여 일체 중생의 마음이 모두 환희케 하며, 일부러 대열반에 들어가면서도 보살의 행을 끊지 아니하며, 큰 지혜의 지위에 있어서도 모든 법을 나란히 건립하며, 법지통(法智通)과 신족통(神足通)과 환통(幻通)으로 자재하게 변화하여 일체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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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에 충만하여지이다' 하나니, 광대하기 법계와 같고 끝없기 허공과 같아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모든 겁 동안에 쉬지 아니합니다.
  불자들이여, 보살이 환희지에 머물러 이렇게 큰 서원과 이렇게 큰 용맹과 이렇게 큰 작용을 내나니, 이 열 가지 원이 시작이 되어 백만 아승기 큰 원을 만족합니다.
  불자들이여, 이 큰 원은 열 가지 끝나는 구절[十盡句]로 성취되나니, 무엇이 열인가. 말하자면 중생계가 끝나고, 세계가 끝나고, 허공계가 끝나고, 법계가 끝나고, 열반계가 끝나고, 부처님의 출현하는 계(界)가 끝나고, 여래의 지혜의 계가 끝나고, 마음으로 반연하는 계가 끝나고, 부처님 지혜로 들어갈 경계의 계가 끝나고, 세간의 진전[轉]·법의 진전·지혜의 진전하는 계가 끝나는 것입니다.
  만일 중생계가 끝나면 나의 원도 끝나며, 만일 세계와 내지 세간의 진전, 법의 진전·지혜의 진전하는 계(界)가 끝나면 나의 원도 끝나려니와, 중생계가 끝날 수 없으며, 내지 세간의 진전·법의 진전·지혜의 진전하는 계가 끝날 수 없으므로, 나의 큰 원의 선근도 끝날 수 없습니다.
  불자들이여, 보살이 이러한 큰 원을 내고는 곧 이익하는 마음[利益心]·부드러운 마음[柔心]·따라 순종하는 마음[隨順心]·고요한 마음[寂精心]·조복하는 마음[調伏心]·적멸한 마음[寂滅心]·겸손한 마음[謙下心]·윤택한 마음[潤澤心]·동하지 않는 마음[不動心]·흐리지 않은 마음[不濁心]을 얻습니다.
  깨끗한 신심을 이룬 이는 신심의 공용(功用)이 있어 여래께서 본래 행으로 들어가신 것을 믿으며, 바라밀을 성취함을 믿으며, 여러 훌륭한 지위[勝地]에 들어감을 믿으며, 힘을 성취한 것을 믿으며, 두려움 없는 마음을 구족함을 믿으며, 깨뜨릴 수 없고 함께하지 않는 불법을 생장함을 믿으며, 부사의한 불법을 믿으며, 중간도 가도 없는[無中邊] 부처님 경계를 내는 것을 믿으며, 여래의 한량없는 경계에 따라 들어감을 믿으며, 과보를 성취함을 믿나니, 요건(要件)을 들어 말하면 일체 보살의 행과 내지 여래의 지혜와 말하는 힘을 믿는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이 또 이런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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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의 바른 법이 이렇게 깊고 이렇게 고요하고 이렇게 적멸하고 이렇게 공하고 이렇게 모양이 없고 이렇게 원이 없고 이렇게 물들지 않고 이렇게 한량이 없고 이렇게 광대한데, 범부들은 삿된 소견에 빠져 무명에 가리었으며, 교만의 당기를 세우고 애정의 그물에 들어가, 아첨의 숲 속에 다니면서 나오지 못하고, 마음에 간탐과 질투가 서로 응하여 버리지 못하고, 여러 갈래에 태어날 인연을 항상 지으며,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으로 모든 업을 지어서 밤낮으로 증장하고, 분노한 바람으로 마음[心識]의 불을 불어서 성한 불꽃이 쉬지 않으며, 모든 짓는 업이 뒤바뀌게 되며, 욕계의 폭류[欲流]·색계의 폭류[有流]·무명의 폭류[無明流]·소견의 폭류[見流]가 서로 계속하여 마음[心]·뜻[意]·식(識)의 종자를 일으킵니다.
  삼계란 밭에 다시 고통의 싹을 내나니, 이른바 이름과 물질[名色]이 저와 함께 나서 떠나지 아니하며, 이름과 물질이 증장하여 여섯 군데의 기관[六處聚落]을 내고, 그 속에서 서로 대하여 접촉함[觸]을 내며, 접촉하므로 받아들임[受]을 내고, 받아들임으로 사랑함을 내고, 사랑이 자라서 취함[取]을 내고, 취함이 늘어서 유(有)를 내고, 유가 났으므로 태어나고 늙고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움과 시끄러움을 내나니, 이리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고통 속에서 생장하거니와, 이런 속이 모두 공하여 나와 내 것을 여의었으므로 알음알이[知]도 없고 깨닫지도 못하고 짓는 것도 없고 받는 것도 없어서 초목이나 돌과 같으며, 영상과도 같건만, 중생들은 깨닫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합니다.'
  보살은 모든 중생들이 이런 고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보고, 큰 자비와 지혜를 내며 또 생각하기를 '이 중생들을 내가 건져내어 필경까지 안락한 곳에 둘 것이니, 그러므로 큰 자비와 광명과 지혜를 내리라' 합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대비와 대자(大慈)를 따라서 깊고 소중한 마음으로 초지(初地)에 머무니, 이 때에 모든 물건을 아끼지 않고 부처님의 큰 지혜를 구하며, 크게 버리는 일을 수행하여 가진 것을 모두 보시하나니, 이른바 재물·곡식·창고·금·은·마니·진주·유리·보석·벽옥·산호 등과, 보물과 영락 등 몸을 장식하는 기구와, 코끼리·말·수레·노비·백성과 도시와 마을과 원림과 누대와 처첩과 아들과 딸과 안팎 권속들과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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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훌륭한 물건들과, 머리·눈·손·발·피·살·뼈·골수 등의 모든 몸붙이[身分]를 하나도 아끼지 않고, 부처님의 광대한 지혜를 구합니다.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초지에 있어서 크게 버리는 일[大捨]을 성취하는 것이라 합니다.
  불자들이여, 보살이 이 자비로 크게 보시하는 마음으로써 일체 중생을 구호하기 위하여 점점 다시 세간과 출세간의 여러 가지 이익하는 일을 구하면서도 고달픈 마음이 없으므로 곧 고달픈 줄 모르는 마음을 성취하며, 고달픈 줄 모르는 마음을 얻고는 일체 경과 논에 겁약함이 없나니, 겁약함이 없으므로 일체 경론의 지혜를 성취합니다.
  이 지혜를 얻고는 지을 일과 짓지 아니할 일을 잘 요량하고, 상·중·하품의 일체 중생에 대하여 마땅함을 따르고 힘을 따르고 그 익힌 바를 따라서 그와 같이 행하나니, 그러므로 보살이 세간의 지혜[世智]를 이루게 되고, 세간의 지혜를 이루고는 시기[時]를 알고 깜냥[量]을 알아 부끄러운 장엄[慙?莊嚴]으로 스스로를 이롭게 하고 다른 이를 이롭게 하는 행을 닦나니, 그러므로 부끄러운 장엄을 성취합니다.
  이런 행에서 벗어나는 일을 부지런히 닦아 퇴전하지 아니하면 견고한 힘을 이루며, 견고한 힘을 얻고는 부처님께 부지런히 공양하며 부처님의 교법에서 말씀한대로 실행합니다.
  불자여, 보살이 이와 같이 여러 지(地)를 깨끗이 하는 열 가지 법을 성취하나니, 이른바 신심[信]·불쌍히 여김[悲]·인자함[慈]·버리는 것[捨]·고달픔이 없음[無有疲]·경론을 아는 일[知諸經論]·세간법을 아는 것[善解世法]·부끄러움[慙?]·견고한 힘[堅固力]·부처님께 공양하고 가르친 대로 수행하는 것[供養諸佛依敎修行]입니다.
  불자여, 보살이 이 환희지에 머물고는 큰 원력으로 많은 부처님을 보게 되나니, 이른바 여러 백 부처님, 여러 천 부처님, 여러 백천 부처님, 여러 억 부처님, 여러 백억 부처님, 여러 천억 부처님, 여러 백천억 부처님, 여러 억 나유타 부처님, 여러 백억 나유타 부처님, 여러 천억 나유타 부처님, 여러 백천억 나유타 부처님을 뵙습니다.
  모두 큰 마음과 깊은 마음으로 공경하고 존중하고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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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 의복과 음식과 와구(臥具)와 의약과 모든 필수품으로 보시하며, 또한 일체 스님에게도 공양하나니, 이 선근으로써 위없는 보리에 회향합니다. 불자여, 이 보살이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므로 중생을 성취하는 법을 얻습니다.
  앞에 있는 두 가지 거두어 주는 법으로 중생을 포섭하나니, 보시하는 것과 좋은 말하는 것[愛語]이요, 뒤에 있는 두 가지 거두어 주는 법은 다만 믿고 아는 힘[信解力]으로 행하거니와, 잘 통달하지는 못합니다. 이것은 보살의 십바라밀 중 보시바라밀[檀波羅蜜]이 더 많은 것이니, 다른 바라밀을 닦지 않는 것은 아니지마는 힘을 따르고[隨力] 분한을 따를[隨力] 뿐입니다.
  이 보살이 간 데마다 부처님께 공양하고 중생을 교화하는 일을 부지런히 하여 청정한 지(地)의 법을 수행하고, 그러한 선근으로 온갖 지혜의 지위에 회향하며, 점점 더 밝고 깨끗하여지고, 조화하고 부드러운 결과가 성취되어 마음대로 소용합니다.
  불자들이여, 마치 대장장이가 금을 연단할 적에 자주 불에 넣으면 점점 더 밝고 깨끗하여지고, 고르고 부드럽게 되어 마음대로 소용하듯이, 보살도 그러하여 부처님께 공양하고 중생을 교화함이 모두 청정한 지의 법을 수행함이요, 그러한 선근으로 온갖 지혜의 지위에 회향하며, 점점 더 밝고 깨끗하여지고, 조화하고 부드러운 결과가 성취되어 마음대로 소용합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초지에 머물고는, 마땅히 부처님과 보살과 선지식에게, 이 지의 모양과 얻는 결과를 구하고 물어서 만족함이 없으리니, 이 지의 법을 성취하려 함이요, 또 마땅히 부처님과 보살과 선지식에게 제이지(第二地)의 모양과 얻는 결과를 구하고 물어서 만족함이 없으리니, 저 지의 법을 성취하려 함이요, 또 이와 같이 제삼·제사·제오·제육·제칠·제팔·제구·제십지 중의 모양과 얻는 결과를 구하고 물어서 만족함이 없으리니, 저 지의 법을 성취하려 함입니다.
  이 보살이 여러 지의 장애와 다스리는 일을 잘 알며, 지의 이루고 부서짐을 잘 알며, 지의 모양과 결과를 잘 알며, 지의 얻음과 닦음을 잘 알며, 지의 법이 청정함을 잘 알며, 지와 지의 옮겨 행함[轉行]을 잘 알며, 지와 지의 옳은 곳[處]과 그른 곳[非處]을 잘 알며, 지와 지의 수승한 지혜를 잘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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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 지와 지의 퇴전하지 않음을 잘 알며, 일체 보살의 지를 깨끗이 다스림과 내지 여래의 지에 옮아 들어감을 잘 압니다.
  불자들이여, 보살이 이와 같이 지의 모양을 잘 알고, 처음 초지에서 행을 일으켜 끊어지지 않고 이와 같이 내지 제십지에 들어가도록 끊어지지 아니하며, 여러 지의 지혜 광명을 말미암아 여래의 지혜 광명을 이룹니다.
  불자들이여, 마치 장사물주[商主]가 방편을 잘 아는데 여러 장사치를 데리고 큰 성으로 가려면 떠나기 전에 길가는 동안에 있을 공덕과 허물과 머물러 있을 곳과 편안하고 위태한 것을 먼저 자세히 물은 뒤에, 도중에 필요한 양식을 준비하고 마련할 것을 마련할 것입니다. 불자여, 저 장사물주가 비록 길을 떠나지 않았으나 도중에 있을 편안하고 위태함을 잘 알고, 지혜로 생각하고 관찰하여 필요한 것을 준비하여 부족함이 없게 하고서야, 장사치들을 데리고 떠나서 내지 무사히 큰 성에 들어가며, 자기나 여러 사람이 걱정을 면하게 됩니다.
  불자들이여, 보살인 장사물주도 그와 같아서, 초지에 머물러 있으면서 여러 지의 장애와 다스릴 바를 알고, 내지 일체 보살지의 청정함을 잘 알며, 옮겨서 여래의 지에 들어가고, 그런 뒤에 복과 지혜의 양식을 준비하여 가지고는, 모든 중생을 데리고 죽고 사는 넓은 벌판과 험한 곳을 지나서 무사히 살바야(薩婆若)의 성에 이르며, 자기나 중생들이 환난을 받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보살은 항상 게으르지 않고 여러 지의 수승하고 깨끗한 업을 부지런히 닦으며, 내지 여래의 지혜인 자리에 나아갈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보살의 초지의 문에 들어감을 간략히 말한다 하거니와, 자세히 말하자면 한량없고 끝없는 백천 아승기의 차별한 일이 있습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이 초지에 머물러서는 흔히 염부제의 왕이 되어 호화롭고 자재하며 바른 법을 보호하고, 크게 보시하는 일로 중생들을 거두어 주어 중생의 간탐하는 허물을 없애며, 항상 크게 보시함이 끝나지 아니하여 보시하고, 좋은 말을 하고 이익케 하고 일을 같이[同事]합니다.
  이와 같아서 모든 하는 일이 모두 부처님을 생각하고 법을 생각하고 승가를 생각하고, 함께 수행하는 보살을 생각하고 보살의 행을 생각하고 모든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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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밀을 생각하고 여러 지(地)를 생각하고 힘[力]을 생각하고 두려움 없음[無所畏]을 생각하고 함께하지 않는 불법[不共佛法]을 생각하는 일들을 떠나지 아니하며, 내지 갖가지 지혜와 온갖 지혜의 지혜를 구족함을 떠나지 아니합니다.
  또 생각하기를 '내가 일체 중생들 가운데서 머리가 되고 나은 이가 되고 썩 나은 이가 되고, 묘하고 미묘하고, 위가 되고 위없는 이가 되고, 길잡이가 되고 장수가 되고 통솔자가 되며, 내지 온갖 지혜와 지혜의 의지함이 되리라' 합니다.
  이 보살이 만일 출가하여 불법을 부지런히 수행하려면 문득 집과 처자와 다섯 가지 욕락[五欲]을 버리고 여래의 가르침을 따라 출가하여 도를 배우며, 이미 출가하고는, 부지런히 정진하여 잠깐 사이에 백 삼매를 얻고, 백 부처님을 보고, 백 부처님의 신통력을 알고, 백 부처님의 세계를 진동하고, 백 부처님의 세계를 지나가고, 백 부처님의 세계를 비추고, 백 부처님 세계의 중생을 교화하고, 백 겁을 살고, 앞뒤로 백 겁 일을 알고, 백 법문에 들어가고, 백 가지 몸을 나타내고, 몸마다 백 보살과 권속을 삼습니다.
  만일 보살의 훌륭한 원력으로 자재하게 나타내게 되면 이보다 지나가서, 백 겁, 천 겁, 백천 겁이나 내지 백천억 나유타 겁에도 능히 세어서 알 수 없습니다.”
  그 때 금강장보살이 이 뜻을 다시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떤 사람 선행(善行) 닦아
  깨끗한 법 구족하고
  천인존(天人尊)께 공양하며
  자비한 길 따르나니,
   
  신심·지혜[解] 넓고 크고
  즐기는 뜻 청정하며
  부처님 지혜 구하려고
  위없는 마음 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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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갖 지혜 깨끗한 힘
  두려움이 없으므로
  부처님 법 성취하여
  모든 중생 구제하며,
   
  대자대비 큰 마음과
  수승하온 법륜 얻고
  불국토를 청정하려
  가장 좋은 마음 내고,
   
  한 생각에 세 세상을  
  알면서도 분별 없고
  가지가지 시간으로
  세상 사람 보여주며,
   
  부처님의 여러 가지  
  승한 공덕 얻으려고
  광대한 맘 내었으니
  허공계와 평등하다.  
   
  자비·지혜 으뜸 되어
  방편들과 서로 응해
  믿고 아는 청정한 맘
  한량없는 여래의 힘,
   
  걸림없는 지혜 생겨
  제 힘으로 깨달았고
  여래처럼 구족하려
  최승심(最勝心)을 내었어라.  
 
[930 / 2062] 쪽  
  불자들이 처음으로
  묘한 마음 내올 적에
  범부 지위 초월하여
  부처의 행 들어가고,
   
  여래 가문 태어나서
  종족에는 허물 없고
  부처님과 평등하게
  무상각(無上覺)을 이루리라.  
    
  이런 마음 겨우 내곤
  초지 중에 들어가서
  기쁜 마음 부동하니
  수미산과 같노매라.  
   
  환희하고 즐거우며
  깨끗하온 신심 많고
  엄청나는 용맹심과
  기뻐 뛰는 마음,
   
  다투거나 해치거나
  성내는 일 여의었고
  참회하고 질직하게
  여러 근을 수호하며,
   
  세상 구해 짝없는 이
  여러 가지 가진 지혜
  이곳에서 내가 얻어
  생각하고 기뻐하며,
 
[931 / 2062] 쪽  
  초지 중에 처음 들어
  다섯 공포 초월하니
  살 수 없고, 죽는 일과
  나쁜 누명, 나쁜 갈래,
   
  대중 위덕 공포들을
  나와 내 것 안 탐하며
  이와 같은 불자들이
  그런 공포 여의었고.  
   
  큰 자비를 늘 행하며
  신심 있고 공경하고
  부끄러운 공덕 갖춰
  밤낮으로 선법(善法) 늘며,
   
  참된 법을 좋아하고
  모든 욕락(欲樂) 안 받으며
  들은 법을 생각하여
  온갖 고집 떠났으니,
   
  이양(利養)을 탐하지 않고
  부처 보리 좋아하며
  일심으로 지혜 구해
  전일하게 딴 맘 없고,
   
  바라밀 수행하여
  아첨 속임 떠났으며
  말한 대로 행을 닦아
  참말 속에 머무르며,
 
[932 / 2062] 쪽  
  부처 가문 더럽잖게
  보살 계행 버리잖고
  세상 일을 좋아 않고
  항상 세간 이익하며,
   
  선한 일에 만족 없고
  더 좋은 길 구하면서
  이런 법을 즐겨하여
  공과 덕과 서로 응해,
   
  큰 서원을 항상 내어
  부처님을 뵈옵고자
  부처님 법 보호하고
  보리도[大仙道]를 거둬지다.  
   
  이런 서원 늘 세우고
  좋은 행을 수행하며
  모든 중생 성숙하고
  부처 국토 청정하게,
   
  모든 부처 세계 중에
  불자들이 가득한데
  평등하게 한 맘으로
  짓는 일이 헛되잖고,
   
  한량없는 털 끝마다
  한꺼번에 성불하리.
  이와 같은 큰 원력이
  한량없고 끝이 없네.  
 
[933 / 2062] 쪽  
  허공계나 중생계나
  법계거나 열반계나
  세간계나 부처 출현
  여래 지혜, 마음 경계,
   
  여래 지혜로 들어가면
  세 진전[轉]이 끝나는 일.
  저런 것이 다 끝나면
  내 소원도 끝나련만
  저런 것이 끝 안나니
  내 소원도 끝이 없어,
   
  이와 같이 원을 내니
  순한 마음 부드럽고
  부처 공덕 능히 믿고
  중생들을 관찰하여,
   
  인연으로 난 줄 알고
  자비심을 일으키며
  이런 고통 받는 중생
  내가 이제 제도하되,
   
  이런 중생 위하여서
  가지가지 보시하고
  왕의 지위, 보물이나
  코끼리와 말과 수레,
   
  머리와 눈 손과 발과
  이내 몸과 피와 살을
 
[934 / 2062] 쪽  
  모든 것을 다 버려도
  이 마음에 걱정 없고,
   
  온갖 경전 구하여도
  싫증나는 마음 없고
  그 이치를 잘 알아서
  세상 행을 따라가며,
   
  부끄러운 장엄으로
  닦는 행이 견고하고
  무량 불께 공양하되
  공경하고 존중하며,
   
  이와 같이 항상 닦아
  밤과 낮에 게으름 없어
  선근 더욱 깨끗하기  
  불로 진금 연단하듯,
   
  보살들이 이 곳에서
  십지행을 잘 닦으며
  짓는 일이 장애 없고
  구족하여 안 그치니,
   
  마치 어떤 장사물주
  장사치를 이익하려
  험한 길을 물어 알고
  큰 성중에 잘 가듯이,
   
  초지 중에 있는 보살  
  하는 일도 그와 같아
  용맹하고 장애 없이
  제십지에 이르도다.  
   
  초지 중에 머문 보살
  큰 공덕의 왕이 되어
  법문으로 중생 교화
  자비한 맘 손해 없고,
   
  염부제 땅 통치하며
  왕의 덕화 멀리 미쳐
  큰 보시에 머물러서
  부처 지혜 성취하게,
   
  최승도(最勝道)를 구하려고
  국왕 자리 다 버리고
  불교 중에 들어가서
  용맹하게 수행하며,
   
  일백 삼매 얻은 후에
  백 부처님 뵈오면서
  백 세계를 진동하고
  광명 비친 행도 그래,
   
  백 세계의 중생 교화
  백 법문에 들어가서
  백 겁 일을 능히 알고
  백 가지 몸 나타내며,
   
 
[936 / 2062] 쪽  
  백 보살을 나타내어
  나의 권속 삼거니와
  자재하온 원력으론
  더 지내기 한량없어,
   
  내가 지금 초지 뜻을  
  간략하게 말했지만
  자세하게 말하려면
  억겁에도 못 다하리.  
   
  보살들의 수승한 도(道)
  중생들을 이익하니
  이와 같은 초지법을  
  내가 지금 다 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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