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성천규 화상에게 답함


  이미 외호(外護)하는 사람을 얻고 (납자들을) 비추어 인도해 주는데 마음을 두었으면 스스로 마땅히 인사(人事)를 물리치고 자주 납자들과 불사(佛事)를 행하십시오.

  오래하다 보면 자연히 수승(殊勝)해질 것입니다.

  거듭 바라는데 방(조실채)에 있으면서 납자들에게 자세하게 점검하며 인정은 용납하지 말고 그들에게 낙초(落草)를 하지 말고 바로 본분초료(本分草料)로써 들어 보여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깨닫고 얻게 하여야만 비로소 존숙(尊宿)이 사람을 위하는 태도일 것입니다.

  만약 그들이 머뭇거리며 의심해서 답하지 못함을 보고 곧 그들에게 주각(注脚)을 내려주면 그들의 눈을 멀게 할뿐만 아니라 또한 자신의 본분의 수단마저 잃게 됩니다.

  사람을 얻지 못하더라도 곧 우리들의 인연법(因緣法)이 다만 이와 같음이요, 만약 한 개 반개(一箇半箇)라도 본분을 밝힌 이를 얻게 된다면 또한 평소에 뜻한 것과 원(願)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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