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설(最後說)

  내가 이 산중에 와서 납자(衲子)를 가르치고 있는지 사십여년인데, 그간에 선지식을 찾아왔다 하고 나를 찾는 이가 적지 않았지만, 찾아와서는 다만 내가 사는 집인 이 육체의 모양만 보고 갔을 뿐이요, 정말 나의 진면목(眞面目)은 보지 못하였으니, 나를 보았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나를 못 보는 것이 곧 자기를 못 본 것이다.

  자기를 못 보므로 자기의 부모, 형제, 처자와 일체 사람을 다 보지 못하고 헛되게 돌아다니는 정신병자들일 뿐이니, 이 세계를 어찌 암흑세계라 아니할 것이냐?

  도는 둘이 아니지만 도를 가르치는 방법은 각각 다르니, 내 법문을 들은 나의 문인(門人)들은 도절(道節)을 지켜 내가 가르치던 모든 방식까지 잊지 말고 지켜 갈지니, 도절을 지켜 가는 것이 법은(法恩)을 갚는 것도 되고, 정신적, 시간적으로 공부의 손실이 없게 되나니라.

  도량·도사·도반의 삼대 요건이 갖추어진 곳을 떠나지 말 것이니, 석가불 삼천운(三千運)에 덕숭산에서 삼성(三聖) 칠현(七賢)이 나고, 그 외에 수없는 도인이 출현할 것이니라.

  나는 육체에 의존하지 아니한 영원한 존재임을 알라. 내 법문이 들리지 않을 때에도 사라지지 않는 내 면목(面目)을 볼 수 있어야 하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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