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처소에서 할 행리법(行履法)

  중은 반드시 대중과 함께 생활해야 하며 대중을 중히 생각하여야 하나니라.

  중은 당파를 짓지 않아야 하나니, 우리라는 구분이 있다면 벌써 중의 정신을 잃은 소리니라.

  중은 물질본위로 사는 동물적 인간계를 떠나야 할 것이니, 너와 내가 하나인 정신세계의 집단 생활이 중의 생활이니라.

  대중 시봉(侍奉)이 곧 부처님 시봉이니라.

  속세의 인연을 끊고 출가하여 함께 깨끗한 업을 닦는 도반(道伴)을 서로 존중히 여겨야 함을 알고, 어린이를 사랑하며 어른에게는 공대할 줄 알아야 하나니라.

  이미 스승과 상좌의 의(義)를 맺었거든, 스승은 상좌를 지도하고 상좌는 스승을 존경해야 하나니라.

  중은 먼저 시비심(是非心)을 끊고 지내되, 남이 나를 시비할 때를 당하여 나의 잘못이 있다면 잘못을 반성하여 고치고, 만일 나의 허물이 없을 때는 나의 일이 아니니 상관치 말라. 이와 같이 대중에 처하면 불안한 시비가 없고, 항상 편안하리라.

  중은 일이나 물건을 대할 때 나의 이해를 생각하지 말고, 일의 성취와 물건의 보존(保存)이 대중에게 공익으로 돌아가게 해야 하나니라.

  동무의 허물을 볼 때에 나의 잘못으로 느끼면 그 허물을 다른 이에게 알릴 수 없나니라.

  어려운 일은 내가 하고, 좋은 음식은 남을 줄 생각을 해야 하나니라.

  마음은 무한대한 것이니, 마음의 사자(使者)인 몸의 능력도 제한되지 않은 것이니라.

  중은 공익심과 평등심으로 누구나 포용할 수 있어야 하나니라.

  중은 곤충에게도 대자대비의 마음씀[用心]을 가져야 하나니라.

  횡재를 기뻐하지 말라. 잃어버린 임자의 슬픔이 있나니라.

  중은 먼저 인욕(忍辱)할 줄을 알아야 하나니라.

  대중의 욕(辱)됨을 내가 혼자 받을 마음을 가지며, 대중을 위하여서는 신명을 아끼지 않게 되어야 하나니라.

  대중에 처하여 각자가 자기의 임무만을 잘 충실히 지켜 가면 대중 질서에 조금도 어지러운 일이 없나니라.

  공적(公的) 일을 당하여 괴로움을 면할 생각을 한다든가 자기 욕심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자기 타락이니라.

  누가 내게 역량에 못 미칠 노력을 요구하더라도 원망을 말 것이니, 못 미친다는 것은 나의 정신력이 못 미친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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