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아! 정신 차려 살필지어다.

  너를 낳으시고 기르신 부모의 은혜를 아느냐.

  모든 것을 보호하여 주시는 나라의 은혜를 아느냐.

  모든 수용을 당하여 주시는 시주의 은혜를 아느냐.

  서로 탁마(琢磨)하는 대중의 은혜를 아느냐.

  네가 출가한 처음 뜻을 잊지 않느냐.

  이 더러운 몸이 생각 생각에 썩어져 감을 아느냐.

  사람의 목숨이 호흡 사이에 있는 줄을 아느냐.

  승당을 여의지 않고 절개를 지키느냐.

  공연히 잡담하지 않느냐.

  분주히 시비를 일으키지 않느냐.

  화두가 자나깨나 항상 또렷하여[惺惺]하여 어둡지[昧] 않느냐.

  듣고 보고 말하고 오고 갈 때에 한 조각[一片]을 이루지 않느냐.

  금생에 결정코 부처님의 혜명(慧命)을 잇겠느냐.

  수용(受用)이 좋으며 편안할 때에 지옥고를 생각하느냐.

  이 몸으로 아주 생사를 면하겠느냐.

  팔풍(八風) 경계를 당하여도 마음이 동하지 않느냐.

  슬프도다! 이 몸을 금생에 제도 못하면 다시 어느 생에나 제도할 것인가!
  시방삼세(十方三世)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님께옵서 대자대비를 드리우사 증명하여 주시옵소서.
  제자가 이에 모든 것이 허망함을 깨닫고, 참된 법을 구하기 위하여 큰 서원을 발하나이다.

    중생이 가이 없지만 맹세코 건지겠사오며,
    번뇌가 다함이 없지만 맹세코 끊겠사오며,
    법문이 한량이 없지만 맹세코 배우겠사오며,
    불도가 위 없지만 맹세코 이루겠나이다.

    자성중생(自性衆生)을 맹세코 건지겠사오며,
    자성번뇌(自性煩惱)를 맹세코 끊겠사오며,
    자성법문(自性法門)을 맹세코 배우겠사오며,
    자성불도(自性佛道)를 맹세코 이루겠나이다.

팔풍(八風) 경계란
남이 나에게 이롭게 하는 때나,
나를 칭찬할 때나,
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되는 때나,
편안하고 즐거운 때나,
내외 형편이 쇠잔할 때나,
남이 나를 나무랄 때나,
남이 나를 제 맘대로 희롱할 때나,
고생스러울 때나,
이러한 여러 가지 경계에 좋거나 좋지 않거나 그 마음이 조금이라도 동(動)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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