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행화行化(1) 교화를 행하심

  중국에서는 행화라는 말을 참 많이 씁니다. 마조 스님이 오래 사신 절을 ‘마조 스님의 행화 도량’이라 합니다. 행화는 교화하는 것, 포교를 말하는데 굉장히 중요하지요.
  나도 지금 생각해 보면 좀 더 젊었을 때 공부도 열심히 하고 포교도 할 걸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양변을 여읜 자리에서 항상 포교하고 그런 마음으로 중생을 대하면서 바르게 살도록 권하고 같이 걸어가면 포교와 수행이 하나입니다. 산에서 혼자 공부만 하겠다는 사람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남을 위하면서 자기도 함께 수행하는 사람이 더 낫다고 봅니다. 그래서 양변을 여읜 얘기로는 《육조단경》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입장에서 계속 법문을 하고 있습니다.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선지식아, 너희들은 모두 이 게송을 외워 가져라. 이 게송을 의지해 수행하면 혜능과 천리를 떨어져 있더라도 항상 혜능의 곁에 있는 것이요, 만약 수행을 하지 않으면 얼굴을 마주하고 있더라도 천리나 떨어져 있는 것이다. 각각 스스로 수행하면 법을 서로 가진 것이 아니리오.
  대중은 흩어져라. 혜능은 조계산으로 돌아가리라. 만약 대중 가운데 큰 의심이 있거든 저 산으로 오너라. 너희를 위하여 의심을 깨어 함께 부처의 성품〔佛性〕을 보게 하리라.”
  함께 자리한 관료, 출가자와 재가자들이 육조 대사께 예배하며 찬탄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훌륭하십니다. 큰 깨달음이시여! 예전에 듣지 못한 말씀이로다. 영남에 복이 있어 산 부처〔生佛〕가 여기에 계심을 누가 능히 알았으리오.”라고 한 다음 한번에 모두 흩어졌다.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선지식아, 너희들은 모두 이 게송을 외워 가져라. 이 게송을 의지해 수행하면 혜능과 천리를 떨어져 있더라도 항상 혜능의 곁에 있는 것이요, 만약 수행을 하지 않으면 얼굴을 마주하고 있더라도 천리나 떨어져 있는 것이다. 각각 스스로 수행하면 법을 서로 가진 것이 아니리오.
  앞의 게송을 의지해 수행하고 교화하라. 그렇게 하면 혜능 스님과 거리가 천리 만리 떨어져 있고, 시간적으로도 오래 지나더라도 항상 같이 있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종통宗通” “설통說通” 하는 얘기가 전부 다 양변을 여읜 것입니다. ‘나다-너다’를 여의라. 그게 복잡하면 ‘내가 없다’고 생각하라. ‘무아다, 오온이 모두 공이다.’ 이렇게 하면서 양변을 여의라는 겁니다. 양변을 여읜 그 자리에서 교화하고 수행하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항상 혜능 스님과 같이 있다. 양변에 집착해서 수행하면 육조 스님과 얼굴 맞대고 있더라도 천리 만리 떨어져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각각 양변을 여의어 닦으면 육조 스님도 법을 가졌고, 나도 법을 가졌으니 모두 다 법을 가진 것입니다.

  대중은 흩어져라. 혜능은 조계산으로 돌아가리라.
여기에 조계산으로 간다는 말로 보아 지금까지 법문한 곳이 대범사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대중 가운데 큰 의심이 있거든 저 산으로 오너라. 너희를 위하여 의심을 깨어 함께 부처의 성품〔佛性〕을 보게 하리라.”
  조계산으로 돌아가니 의심이 있는 사람은 와서 물어라. 의심하는 것을 부수어 함께 불성을 보게 하겠다. 양변을 여읜 자리가 불성 자리입니다. 그 자리에는 ‘나·너’ ‘부처·중생’이 없는 자리입니다.
  이 불성을 자성自性 또는 법성法性이라고도 하지요. 이 자리는 양변을 여읜 자리를 말합니다.
  나는 이 불성을 ‘세탁기’에 비유합니다. 거기에 들어가면 중생도 부처가 되어 나오지요. 모든 것이 세탁기인 불성 자리에 들어가면 양변을 여의어서 나옵니다. 그 자성 자리를 보게 되면 자동적으로 부처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열, 고하, 귀천 등으로 분별하여 보는 게 아니라 모두 평등하게 보게 됩니다.

  함께 자리한 관료, 출가자와 재가자들이 육조 대사께 예배하며 찬탄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훌륭하십니다. 큰 깨달음이시여! 예전에 듣지 못한 말씀이로다. 영남에 복이 있어 산 부처〔生佛〕가 여기에 계심을 누가 능히 알았으리오”라고 한 다음 한 번에 모두 흩어졌다.
  당시 사람들은 육조 스님을 생불生佛이라 찬탄하고 일시에 다 흩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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