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서방西方(1)    

  위사군이 예배하고 또 물었다.
“제자가 보니, 스님이나 도교인과 일반인이 항상 아미타불을 생각[念]해서 서방에 가서 나기를 원하니, 청컨대 큰스님께서는 말씀해주십시오. 저곳에 날 수 있습니까? 의심을 풀어주십시오.”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사군은 들어라. 세존께서 사위국에 계시면서 서방정토로 인도하여 교화하는 설법을 하셨다. 경에 분명히 말씀하기를 ‘여기에서 멀지 않다’고 하셨다. 다만 근기가 낮은 사람을 위하여 멀다 하고, 지혜가 높은 사람을 위하여 가깝다고 한 것이다.
  사람에 두 종류가 있으나, 법은 그렇지 않다. 미혹함과 깨달음이 달라 견해에 더디고 빠름이 있을 뿐이다. 미혹한 사람은 염불해서 저곳에 나려고 하지만 깨친 사람은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한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그 마음이 청정함을 따라 부처의 땅도 깨끗하다’고 말씀하셨다.
  사군아, 동방 사람이라도 마음이 깨끗하면 죄가 없고, 서방 사람이라도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면 허물이 있다. 미혹한 사람은 가서 나기를 원하나 동방과 서방은 사람이 있는 곳으로는 다 한가지다.
다만, 마음에 부정이 없으면 서방정토가 여기서 멀지 않고, 마음에 부정한 생각이 일어나면 염불하여 왕생코자 하여도 이르기가 어렵다. 십악十惡을 없애면 십만 리를 가고, 여덟 가지 삿된 것[八邪]이 없으면 곧 팔천 리를 지나간다.
  다만 곧은 마음[直心]을 행하면, 도달하는 것이 손가락 튕기는 것과 같다.
  사군아, 단지 십선十善을 행하면 어찌 다시 왕생하기를 바랄 것이며, 십악의 마음을 끊지 못하면 어느 부처님이 와서 맞이하겠는가.
  만약 남이 없는 돈법[無生頓法]을 깨달으면 서방을 찰나에 볼 것이고, 돈교의 큰 가르침을 깨치지 못하면 염불하여도 왕생할 길이 머니 어찌 도달하겠는가.”

염불해서 나는 서방극락은 어디인가?

  지금 우리 주변에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면서 극락세계에 날 것을 발원하고 공부하는 분들이 참 많지요. 육조 스님은 이런 것을 어떻게 보았을까요? 한번 봅시다.

  위사군이 예배하고 또 물었다.
“제자가 보니, 스님이나 도교인과 일반인이 항상 아미타불을 생각[念]해서 서방에 가서 나기를 원하니, 청컨대 큰스님께서는 말씀해주십시오. 저곳에 날 수 있습니까? 의심을 풀어주시기 바랍니다.
진짜 염불하면 극락세계에 가서 날 수 있습니까하고 물었어요.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사군은 들어라. 세존께서 사위국에 계시면서 서방정토로 인도하여 교화하는 설법을 하셨다. 경에 분명히 말씀하기를 ‘여기에서 멀지 않다’고 하셨다.
  부처님이 사위국에서 《아미타경》을 설했는데 거기에 분명히 서방에 가서 난다고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거기에서 서방정토가 멀지 않다고 하셨다는 것이죠.

  다만 근기가 낮은 사람을 위하여 멀다 하고, 지혜가 높은 사람을 위하여 가깝다고 한 것이다.
  ‘가깝다’고 말한 것은 상근기를 위한 것이고, ‘멀다’고 말한 것은 하근기를 위해서 말했다는 겁니다.

  사람은 두 종류가 있으나, 법은 그렇지 않다.
법에는 그런 종류가 없다. 법은 같다, 하나다.

  미혹함과 깨달음이 달라 견해에 더디고 빠름이 있을 뿐이다. 미혹한 사람은 염불해서 저곳에 나려고 하지만 깨친 사람은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한다.
  ‘자기 마음을 깨끗이 하면 그 자리가 정토다’ 이 말이에요.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그 마음이 청정함을 따라 부처의 땅도 깨끗하다’고 말씀하셨다.
  사군아, 동방 사람이라도 마음이 깨끗하면 죄가 없고, 서방 사람이라도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면 허물이 있다.
  여기에서 깨끗하다고 하는 것은 ‘더럽다-깨끗하다’가 아니고 양변을 여읜 자리를 깨끗하다고 합니다. 내가 없는 그 자리가 깨끗하다고 말하는 거예요. 동방 사람도 다만 ‘나’라는 게 없이 ‘나다-너다’를 초월한 그 자리가 되면 죄가 없고, 서방 사람도 마음이 ‘나다-너다’에 집착하면 허물이 된다는 말이지요.

  미혹한 사람은 가서 나기를 원하나 동방과 서방은 사람이 있는 곳으로는 다 한가지다.
  다만, 마음에 부정함이 없으면 서방정토가 여기서 멀지 않고, 마음에 부정한 생각이 일어나면 염불하여 왕생코자 하여도 이르기가 어렵다.
  마음에 부정함이 없으면 깨끗한 사람이지요.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서방에 가는 것이 멀지 않고, 마음이 깨끗하지 못한 사람은 염불해서 서방에 가더라도 이르기가 어렵습니다.

  십악十惡을 없애면 십만 리를 가고,
마음 가운데 내가 무아고 실체가 없고 공이라는 걸 알아서 열 가지 악한 것을 없애면 마음 평수가 십만 리나 넓어지고

  여덟 가지 삿된 것[八邪]이 없으면 곧 팔천 리를 지나간다.
십만 팔천 리 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깨끗한 마음을 십만 팔천 리라고 합니다. 그런데 혹자는 십만 팔천 리를 육근, 육식, 육경 등 주관과 객관의 모든 세계를 십만 팔천 리라고도 하지요. 그러나 깨달은 깨끗한 마음, 그 자성 자리를 십만이라 하고 팔천이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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